'7성급 호텔' 치고나온 파라다이스 … 영종도선 더 뜨거운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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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7. 오후 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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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줏대감 파라다이스냐, 새내기 인스파이어냐.'

고요했던 인천 영종도가 복합리조트 대전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영종도 '터줏대감' 파라다이스 그룹이 외국인 카지노 하이롤러(고액 투자자) 시설 확장과 7성급 호텔 신설로 선전포고에 나선 가운데 후발주자인 미국계 모히건 인스파이어 리조트가 2단계 프로젝트를 구체화하며 역공에 나설 움직임이다.

올 초 복합리조트 인스파이어의 공식 오픈에도 대응을 자제했던 파라다이스그룹이 2일 '미디어·IR데이'를 열고, 하반기에 공격적인 외형 확장 계획을 공식화했다. 사실상 인스파이어와의 전면전을 선언한 셈이다. 파라다이스 그룹 전략의 핵심은 호텔 신축과 카지노 시설 확장이다. 올 하반기 코스닥에서 유가증권시장(코스피)으로 이전 상장을 추진해 기업가치를 키우는 동시에 그룹 본사가 있는 서울 장충동 한복판에는 7성급 호텔 신축을 통해 외형 확장에 나선다. 투자금액만 500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서울 시내에 들어서는 7성급 파라다이스 호텔(가칭).


인스파이어와 전선을 맞대고 있는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의 세 불리기 작업도 본격화한다. 2014년 영종도에 한국 최초 복합리조트로 착공한 파라다이스시티는 700개가 넘는 객실의 호텔, 매머드급 외국인 전용 카지노, 컨벤션 등을 시작으로 2019년 3월 '원더박스' 시설까지 오픈하면서 사실상 1단계 작업을 마무리했다. 특히 실내 시설 일변도인 인스파이어와 달리 1만3224㎡(약 4000평) 규모 스파 시설 '씨메르'를 비롯한 실내·실외 워터풀이 파라다이스시티의 최대 강점이다.

이번 간담회 내용에 외국인 카지노 핵심 캐시카우인 '하이 롤러' 고객 시설 확장 계획이 담긴 것도 의미심장하다. 고객 게이머인 '하이롤러' 게임 환경에 최적화된 VIP 전용 영업장을 117평(약 388.31㎡) 규모로 조성해 오는 9월 오픈한다. 파라다이스는 국내 매출 1위와 2위인 워커힐과 파라다이스시티 등 총 4곳(서울, 인천, 부산, 제주)의 사업장을 영위하고 있다. 최대 게임기·최다 면적을 내세운 미국계 카지노 강자 인스파이어가 가세한 만큼 정면충돌은 피하면서 철저히 돈이 되는 VIP 고객에게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복합리조트 2단계 핵심 시설인 레이싱파크도 곧 착공에 들어간다. 총 850억원을 투자해 실내 스마트 레이싱파크를 조성하는 작업이다. 정보통신기술(ICT)에 기반한 그래비티 레이싱 시설과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실내 테마파크로 인천국제공항 국제업무지구(IBC)-Ⅰ 용지 내 7만3000㎡(약 2만2083평)에 들어서게 된다.

최종환 파라다이스 대표이사는 "부산과 영종도, 서울까지 이어지는 삼각축의 1등 브랜드 호텔 라인을 구축하겠다"며 "외국인 카지노 시설까지 포함해 1등을 넘어 초격차 경쟁력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스파이어의 화력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강점은 외형이다. 지난 3월 그랜드 오프닝 이후 최근에는 쇼핑몰과 식음료(F&B) 시설을 결합한 몰을 순차적으로 오픈하며 세 몰이를 하고 있다. 6월 중에 디스커버리 파크를 개장하며 1-A단계를 마무리한 인스파이어는 곧바로 1B단계를 준비면서 탄력을 붙이고 있다.

최종환 파라다이스 대표


인스파이어는 수성을 해야 하는 파라다이스 그룹보다는 일단 느긋한 분위기다. 1-A단계가 마무리 된 지금 개발이 완료된 용지는 전체 개발 면적으로 약속받은 436만㎡ 용지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프로젝트에 따른 시설 자금조달 등 재정적인 문제만 순조롭게 이어진다면 10분의 9를 더 확장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2단계 확장 계획안 제출 시한이 내년 2월인 만큼 느긋하게 밑그림을 그리는 중이다.

1-B단계 후보 시설로는 '테마파크'와 '골프장' 건립이 꼽힌다. 당초 인스파이어와 인천국제공항은 미국 파라마운트픽처스와 협력 약정을 맺고 파라마운트 테마파크를 세운다는 계획이었지만 사업성 등 문제로 무산된 경험이 있다. 향후 자체 테마파크를 설립하는 작업에 무게가 실리는 배경이다.

골프장 건립은 이미 물밑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인근 스카이72 골프장 등이 용지 문제로 논란이 뜨거운 만큼 추가 골프장이 건립된다면 사업성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파라다이스시티가 갖지 못한 강점도 있다. 폭발적인 MICE의 흡인력이다. 1만5000명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아레나' 시설은 마룬5, 샤이니, 엑소 팬미팅 등 메가 이벤트를 줄줄이 흡수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세계적인 그룹 웨스트라이프의 내한공연뿐 아니라 '아시아의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세계지식포럼(WKF)까지 계획돼 있다.

인스파이어 관계자는 "1-B단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확정된 게 없다. 파라다이스 그룹과는 경쟁 관계가 아닌, 보완 관계로 보면 될 것 같다"며 "영종도가 글로벌한 명소가 되면 파이 전체가 커지는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 이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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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신문 여행레저 전문기자입니다. 간얍알(간편 얍실 알뜰)여행 철학을 기반으로 세상에 없던 여행만 콕 집어 소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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