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봐서 미안해”…실적도 주가도 괄목상대 ‘이 종목’ 아마존 닮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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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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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실적시즌…분기 이익률 급등한 종목은
선박 투자 빛 발한 HMM, 2분기 22.4% 예상
피에스케이, D램 수요에 이익률·주가 ‘껑충’
‘지배구조 개편 수혜’ 코미코, 최대실적 기대


아마존. [매경DB]
“아마존처럼 1년새 영업이익률이 2배 이상 높아지는 곳을 찾아봅시다”.

지난 2일 A증권사 모닝 미팅(아침 회의)에선 아마존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률(10.7%)이 화제로 떠올랐다.

아마존의 2023년 1분기 이익률은 고작 3.7%였다.

인플레이션으로 미국 소비자 지갑도 얇아진 가운데 알리·테무 등으로 대표되는 중국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까지 성장해 아마존의 수익성을 갉아먹었기 때문.

그러나 올 들어 인공지능(AI) 급성장 영향으로 아마존의 클라우드(AWS) 수익이 급증하며 이 상장사 이익률이 1년새 2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은 AI 관련 선제적 투자와 신사업(클라우드 검색광고 등) 발굴, 인건비 절감 등으로 월스트리트에서도 예상 못한 두자릿수 이익률을 이뤘다”며 “이런 아이디어를 국내 종목 발굴에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지난 6월말까지 아마존 주가는 29% 올랐는데 이는 같은 기간 미국 주식시장 평균 수익률(S&P500 기준·15%)의 2배 수준이다.

오는 5일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2분기 실적 시즌이 개막하는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제2의 아마존’ 찾기가 한창이다.

아마존 처럼 1년새 영업이익률이 2배 이상 껑충 뛰면서 올 2분기 이익률이 10%를 넘는 곳으로는 삼성전자가 첫 손에 꼽힌다.

이외에도 HMM 피에스케이 유니드 코미코 제이앤티씨 등이 아마존 처럼 사업 다각화와 한발 빠른 투자로 올 2분기에 빛을 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와 함께 올 2분기 실적을 조사해보니 컨센서스(실적 추정치)가 존재하는 곳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을 합쳐서 281곳이다.

이중 아마존(10.7%) 보다 이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89개사다.

HMM, 3년 전 계약으로 대박 예고
HMM의 이번 2분기 예상 영업이익률은 22.4%다.

2조7931억원의 매출에 626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항공이 하늘 길을 담당한다면 HMM은 바닷 길을 맡는다. 당연히 해상 운임이 HMM의 실적에 직결되는 구조이며 HMM은 국내 대표 해운주다.

통상 2분기는 해운업의 비수기로 분류된다. 작년 2분기 HMM의 이익률은 7.5%에 그쳤다.

그러나 같은 해 10월 부터 예멘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으로 홍해 항로가 막히는 ‘홍해 사태’가 발발했다.

이후 HMM와 같은 글로벌 해운사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아프리카 희망봉 쪽으로 돌아가고 있다.

운항 거리가 늘면서 바다에 나가 있는 배들이 많아지자 이용할 수 있는 선박이 부족해지고 해상운임이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월 넷째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 대비 6.87% 오른 3714.32를 기록했다. 작년 저점(1000선)과 비교하면 3배 넘게 올랐다.

이런 외부 변수와 함께 HMM의 선제적 투자도 이익률 급상승의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021년 6월 HMM은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과 컨테이너선 12척을 계약해 올 들어 6월 까지 7척을 인도받았다.

높아진 운임에 신규 선박들을 속속 투입하면서 이익률을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매출은 다시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매출은 8조4010억원이었다. 연간 영업이익은 작년 5848억원에서 올해 2조1089억원으로 추정된다.

초대형 선박 비중이 높을수록 해운사들의 원가 경쟁력이 높아지는데 HMM은 이런 기준에서 글로벌 톱으로 평가받는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1만TEU급(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이상의 초대형 선박 비중이 80%가 넘는 곳은 HMM이 유일하다”고 밝혔다.

최근 한 달(6월3~7월2일) 외국인은 HMM 주식을 557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HMM의 향후 12개월 예상 순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8.62배이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3배로 주가가 저평가 영역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해운업 특성상 배당금이 들쭉날쭉하지만 올해는 업종 상황이 좋아 배당금이 인상될 것이란 예상이다.

작년 주당 700원의 배당금은 올해 903원으로 추정되며 2일 주가 기준으로 배당수익률 4.5%가 예상된다.

피에스케이, 1년새 이익률 10배 껑충
코스닥 상장사 피에스케이는 올 들어 이날까지 주가가 64.4% 급등하며 주목받고 있다.

작년 2분기 2.2%였던 영업이익률이 올 2분기 20.3%까지 수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실적도 좋은데 수급까지 따라오고 있다. 최근 한달새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은 각각 이 주식을 127억원, 24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이 회사를 포함한 피에스케이그룹은 반도체 앞 공정(전공정)을 맡는 피에스케이와 후공정 패키징을 주로 하는 피에스케이홀딩스로 따로 상장돼 있다.

이중 피에스케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D램 반도체 회사들의 투자 상황에 따라 실적이 춤을 춘다.

작년에 D램 대규모 감산에 따라 피에스케이 장비 매출이 줄고 가격도 떨어지며 고전한 것. 올해는 D램 정상화 예상에 따라 예상 실적이 올라가고 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부터 국내 메모리 업체들의 전공정 투자 본격화와 인공지능(AI) 서버 시장의 강한 D램 수요로 피에스케이 수혜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AI 성장성에 무게를 둔 투자자라면 차라리 ‘동료회사’ 피에스케이홀딩스가 낫다는 의견이다.

피에스케이홀딩스는 올 들어 주가가 137.4%나 급등했다. 이 회사가 AI 반도체에 꼭 필요한 HBM(고대역폭메모리) 양산라인에 올라타고 있어서다.

증권가 관계자는 “피에스케이은 전통적인 D램 시장과 관련이 깊고 피에스케이홀딩스는 보다 직접적인 AI 관련 수혜주”라고 구분했다.

피에스케이홀딩스의 2분기 이익률은 작년 33.6%에서 올해 38.6%로 예상된다.

원래 30%가 넘는 이익률 탓에 이익률이 2배 까지는 높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고공행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제이앤티씨, 유리기판 신사업 잡고 주가 2배 쑥
코스닥 상장사 제이앤티씨 역시 올 들어 주가가 2배 이상 뛴 고성장 주식이다.

올해 ‘깜짝 상승’의 배경에는 20%가 넘는 이익률과 유리기판 등 신사업 진출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작년 2분기 41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올 2분기 269억원 까지 늘어나며 같은 기간 이익률 역시 7.3%에서 20.7%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제이앤티씨는 모바일 휴대폰 부품 업체로, 강화유리 사업을 주로 한다. 강화유리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보호하는 커버에 사용되며 IT 기기 확대로 인해 매출과 이익이 동반 성장세다. 작년 매출 기준으로 강화유리 사업이 전체의 80%를 차지한다.

최근 제이앤티씨는 ‘꿈의 기판’이라고 불리는 반도체 유리기판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주가 상승에 불을 붙였다.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대신 유리를 원재료로 만든 반도체 기판이다. 전력 사용은 크게 줄여주는 대신 데이터 처리량은 높여줘 이익률이 높은 사업이다.

증권가에선 강화유리 사업과의 연관성 탓에 제이앤티씨의 유리기판 사업 성공성이 높다고 보는 쪽과 유리기판 사업의 복잡성 때문에 아직은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으로 나뉘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제이앤티씨의 유리기판 제품은 이제 시제품 수준”이라며 “PBR이 4배를 넘고 PER 역시 16배 수준이라 주가가 이미 신사업 기대감을 미리 담고 있어 부담스럽다”고 지적했다.

코미코·유니드, 2분기 실적개선 ‘기대주’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되는 코미코도 주요 증권사가 숨겨놓은 ‘전략 주식’이다.

반도체 세정과 코팅이 주력 사업인 코미코는 미국 현지에 법인이 있어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 수혜라는 호재까지 있다.

특히 지난해 코미코가 포함된 미코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미코세라믹스’를 인수하면서 사업 다각화 효과가 올 2분기 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코세라믹스는 반도체 장비용 세라믹 부품을 만든다.

이 회사 편입 효과로 코미코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22.4%로 예상돼 1년전(10.3%) 보다 2배 이상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유니드의 올 2분기 영업이익률은 12.2%로 예상된다. 1년전(2.7%)과 비교하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이 회사는 가성칼륨 탄산칼륨 등 무기화학제품을 농업 화학 반도체 관련 회사들에게 공급한다.

그동안 농업 관련주로 분류되다가 최근 AI 수혜가 부각되며 올 들어 주가가 49% 상승했다. 코스피 상장사로서 2023년 까지 20년 연속 배당 기록을 이어갔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AI발 전력수요 대응을 위한 가스발전 수요급증 등으로 칼륨계 제품에서 올해 대폭적인 이익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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