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만들려던게 아닌데 실수로 나온 위대한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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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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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렌디피티
오스카 파리네티 지음, 최경남 옮김
레몬한스푼 펴냄, 1만9500원


글로벌 체인을 보유한 레스토랑·식료품 브랜드 '이탈리(Eataly)'의 창업자이자 와인 애호가인 저자가 '음식의 발견'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 제목 '세렌디피티'는 18세기 영국의 작가 호러스 월폴이 만든 단어로, 뜻밖의 발견과 기쁨을 의미한다. 저자는 음식 세계의 세렌디피티를 책으로 엮었다. 콜라, 커피, 막대 아이스크림, 팝콘, 브라우니, 샴페인, 흑맥주 등 48가지 식음료의 기원에 얽힌 의도치 않은 실수와 우연한 발견을 소개한다. 대부분 그 분야 전문가와 나눈 대화를 글 옮기는 형식으로 가볍게 썼다.

예를 들어 '악마의 잼'으로 불리는 초코잼 누텔라의 기원은 이 제품을 만든 페레로 그룹의 최고경영자 조반니 페레로와의 대화를 통해 소개한다. 누텔라가 개발된 건 1964년 4월이지만, 페레로는 "우연히 만들어진 누텔라의 기원은 1800년 나폴레옹 칙령에서 찾을 수 있다"고 들려준다. 나폴레옹이 유럽을 정복한 후 식료품 수출입을 통제했고, 초콜릿의 주원료인 코코아도 자취를 감추게 된 것. 이후 초콜릿을 만들 대체재로 헤이즐넛이 주목받기 시작하며 오늘날 누텔라 개발로 이어지는 기반이 됐다.

실제로 페레로의 할아버지는 19세기 후반에 코코아, 설탕, 헤이즐넛 등을 배합해 새로운 초콜릿을 제조·판매했다고 한다. 이렇게 조금씩 개량되던 '대체 초콜릿'이 발라 먹는 형태가 된 것은 초콜릿의 결함을 '발견'한 것에서 비롯됐다. 더운 날씨에 식료품점 매대에서 쉽게 녹아버리는 상품들을 보면서 아예 '크림처럼 부드러운' 초콜릿을 상품화했다. 누텔라는 오늘날 페레로 그룹의 핵심 상품으로, 전 세계에 팔린다.

이런 사례를 보면 성공적인 발명은 그저 우연이 아니라, 관심과 호기심이 더해졌을 때 빛을 발한다. 막대 아이스크림의 특허를 받은 소년 프랭크 에퍼슨의 사례도 그렇다. 1905년 당시 11세이던 에퍼슨은 물과 소다를 섞어 먹는 음료수를 막대로 젓다가, 잠시 정신이 팔려 창틀에 컵을 올려뒀다. 그의 집은 추운 날씨로 유명한 미국 오클랜드였고, 음료는 영하의 날씨에 순식간에 얼었다. 이동하면서도 간편하게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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