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과 경쟁하는 선박·車부품 '비상' "엔저로 가격경쟁서 이길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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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4. 오후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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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수출경합도 가장 높아
일본으로 수출하는 중기
"엔화로 대금받아 환손실"


◆ 슈퍼엔저 ◆

화장품 제조 중소기업 A사는 최근 '슈퍼 엔저'로 울상이다. 대부분 매출이 일본 수출에서 나오는데, 올 들어 엔화 가격이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엔화 결제로 인한 환차손이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A사 관계자는 "수출 대금으로 엔화를 받아도 원화로 바꾸면 남는 게 별로 없다"며 "올해 경영 목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수출 양극화 현상이 심해진 가운데 엔저까지 발목을 잡으며 제조업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수출 경기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중소기업에까지 온기가 확산되지 않는 데다 엔저마저 덮쳐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대기업 경기실사지수(BSI)는 두 달째 93을 기록해 2022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 이어졌다. 반면 중소기업과 BSI 격차(13포인트)는 지난해 12월 이후 최대로 벌어진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엔저로 인한 수출 부담이 특히 큰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자동차를 비롯한 주력 업종은 한국이 상당한 기술력을 보유했지만 다른 산업은 세계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정도가 강하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석유제품(82.7), 자동차 부품(65.8), 선박(65.3), 기계(57.6) 품목의 한일 수출 경합도가 특히 높았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산업연구원의 최신 기업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2022년 기준 한일 제조업 수출 경합도는 64.7로 미국(64.3), 중국(58.1), 독일(57.8)을 제치고 주요 수출국 가운데 경쟁 강도가 가장 높았다. 수출 경합도는 두 나라 수출 구조가 같을수록 100에 가까운 값을 보인다.

엔저에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수출 기업이 겪는 세제·규제 부담을 덜어 산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 조합을 짜야 한다는 평가다.

[김정환 기자 /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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