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살린다”...‘SK온 구하기’ 나선 최태원, 자강불식 강조

입력
기사원문
정승환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SK온, 비상경영체제 선언
“임원 혜택∙업무추진비 축소”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승환 기자]
SK온이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경영진의 거취는 이사회에 위임하고 흑자전환을 이룰 때까지 모든 임원 연봉을 동결한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극복을 위한 내실경영 차원의 조치다.

SK온은 1일 전체 임원회의를 열고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임원들에게 주어진 각종 복리후생 혜택과 업무추진비도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CAO(최고관리책임자)와 CCO(최고사업책임자)를 비롯한 일부 C레벨직은 폐지했다. 이날 회의엔 한국뿐 아니라 미국, 헝가리, 중국 등 전 세계 임원들이 화상을 통해 참여했다.

이석희 SK온 대표는 “경영층을 포함한 구성원 모두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각오로 힘을 모으자”면서 “자강불식(自强不息·스스로 힘쓰고 쉬지 않음)의 정신으로 패기 있게 최선을 다한다면 더 큰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SK온의 비상경영 선언은 단순히 SK온만의 자구책이 아니라는 게 재계의 해석이다. SK그룹은 실적 악화의 늪에 빠진 SK온 구하기에 발벗고 나선 상태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카드를 비롯해 그룹 전반적인 운영 개선작업에 착수했다.

SK가 배터리 사업을 포기 못하는 배경에는 ‘결국 배터리는 그룹 포트폴리오 상 반드시 필요하다’는 경영 판단과 함께 투자자들과의 약속이 자리잡고 있다는 해석이다. 당초에 외부 투자자들로부터 대규모 자금 수혈을 받으면서 2026년 말까지 SK온의 기업공개(IPO)를 단행하겠다고 단언한 만큼 이를 지키지 못하면 신뢰의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상장에 실패하면 SK온 뿐 아니라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밸류체인에 있는 회사들까지 영향을 받게된다.

공교롭게도 SK가 예상하는 배터리 캐즘 완화시점도 2026년이다. 향후 2~3년 간의 배터리 수요 정체기를 극복하고 IPO 다리를 건너려면 현금흐름 창출과 흑자 달성이 절실하다. SK온은 2021년 10월 출범 이래 올해 1분기까지 10개 분기 연속 적자다. 1분기 영업손실은 3315억원이고, 2분기에도 3000억원대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SK그룹 차원에서 SK온은 단순히 하나의 배터리 회사가 아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분리막), SK넥실리스(동박), SK에코플랜트(폐배터리 재활용) 등 배터리 관련 계열사들의 최정점에 있는 회사다. SK온이 무너지면 다른 계열사들도 직격탄을 맞게 된다.

SK그룹 고위 관계자는 “배터리 사업을 안고 가기로 결정한 만큼 어떻게든 부활시키는 게 그룹 차원의 최대 과제”라며 “그룹 역량을 총 투입하면 가능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앞서 SK그룹은 지난달 28~29일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운영개선과 중복투자 해소 등 내실경영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기자 프로필

재계·한상 전문기자로서 전세계에서 코리아의 이름을 드높이고 있는 한상(韓商)과 재계 소식을 심도 깊게 전달해드리겠습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