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경제수장 개입에도 원·엔 동반 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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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6.26. 오후 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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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잇단 매파 발언 영향
원화값 한때 1390원선 뚫려
엔화도 장중 160엔선 무너져


달러의 독주로 원화 약세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일 경제수장이 공동 구두 개입에 나선 바로 다음 날인 26일 달러 대비 원화값은 장중 1390원대로 떨어지고, 엔화값도 심리적 마지노선인 달러당 160엔 선을 장중 한때 넘어섰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보다 1.2원 내린 1388.7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달러 대비 원화값은 장중 1392.1원까지 떨어졌다.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는 것은 원화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경제가 견조한 가운데 유로화와 엔화 역시 달러 대비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유로화는 프랑스 총선 1차 투표를 앞두고 재정 악화 우려가 불거지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엔화값도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60.05엔까지 하락하며 전 저점인 160엔에 육박했다. 세계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는 3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105.75를 기록 중이다.

특히 25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잇달아 매파적 발언을 내놓으며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 약발을 떨어뜨리고 있다. 이날 미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로 꼽히는 미셸 보먼 이사는 연설을 통해 "향후 물가상승률이 꾸준히 우리 목표치인 2%를 향해 가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 연방기금 금리를 점진적으로 낮추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전제한 뒤 "그럼에도 여전히 아직은 기준금리를 낮추기에 적절한 시점이 아니다"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시장에 자국 통화 약세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려면 양국이 강력한 심리적 달러 매도 촉발제인 통화스왑을 언급해야 했지만, 원론적인 언급에 그쳤다"며 "미 연준이 매파적 발언을 하면서 달러 강세를 견제할 만한 대안이 없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1300원 후반대에서 원화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당국의 개입 경계감으로 당장은 1400원대 진입을 막을 수 있지만, 중장기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 압력 등을 고려하면 연내 1400원이 뚫릴 가능성이 유효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한국은행은 보고서에서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지연되거나, 중동 지역 분쟁 재점화 등의 요인으로 엔화와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면 원화값 역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임영신 기자 /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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