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장 아파트 ③ 영등포·양천·동작, 재건축 수혜 여의도 압도적 우위 목동선 7·5단지 10위권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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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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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LUXMEN’이 AI기반 프롭테크 업체 ‘리치고’와 함께 서울 및 전국 주요 지역의 ‘대장’ 아파트 시리즈 3회차를 맞아, 재건축 이슈로 뜨거운 지역 3곳을 골랐다. 여의도가 포함된 영등포와 목동이 속한 양천구, 흔히 강동과 함께 강남 4구 중 하나로 불리는 동작 지역이다. 특히 여의도와 목동 지역은 재건축이 주목받으며, 최근 신고가 매매가 이어지고 있다. 동작구에선 흑석 11구역 재개발 조합이 아파트 단지명을 ‘서반포 써밋 더 힐’로 결정,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실제 ‘서반포’라는 지명은 존재하지 않는다. 흑석 11구역은 흑석뉴타운 중 가장 동쪽에 있어 서초구 반포동과 인접해 있다. ‘매경LUXMEN’이 리치고와 함께 영등포, 동작, 양천구 지역에서 2024년 5월 1일 기준으로 단지별 순위를 매겼다.



서울 양천구 목동 7단지 <사진 연합뉴스>
2024년 5월 기준 영등포와 양천, 동작 지역 전체 대장 아파트는 재건축 이슈가 큰 여의도동 일대 아파트가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1위부터 10위 사이에서 5위 목동 7단지와 10위 목동 5단지를 제외하고는 전부 여의도 아파트가 차지했다. 1위부터 4위까지가 서울, 시범, 목화, 삼부, 6위부터 9위는 공작, 진주, 미성, 대교다.

대부분 1970년대에 지어져 재건축 연한(30년)을 훌쩍 넘긴 여의도 아파트들은 아파트가 노후해가는데도 용적률이 높고 대지 지분이 낮아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서울시가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각종 용적률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신통기획은 민간이 주도하는 재개발·재건축 초기 단계부터 서울시가 함께 계획안을 짜 빠른 사업 추진을 지원하는 제도다. 대신 기부채납, 임대주택 등으로 공공성을 확보한다. 서울시는 혁신적인 디자인을 조건으로 50층 이상 초고층 아파트 건립도 허용했다. 이에 따라 사업성이 떨어졌던 여의도 재건축이 어느 정도 ‘수지 타산’이 맞기 시작했다. 덕분에 최근 여의도 일대에서는 재건축 추진 움직임이 활발하다.

예전처럼 ‘로또’를 기대할 수는 없다지만 만성적으로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서울에서 새 아파트는 여전히 ‘귀하신 몸’ 대접을 받고, 재건축 단지는 비록 지금은 낡았지만 새 아파트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재건축 추진 단지는 대체로 그 지역 내에서 입지가 괜찮은 곳에 위치했다. 여의도와 목동이 대표적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의도 금융 중심지 조성에 따른 종상향으로 일반분양 가구 수를 늘릴 수 있게 돼 사업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여의도 아파트 전경
실제 가격도 상승세다. 여의도동 ‘삼부’ 전용 135㎡는 4월 17일 29억원에 손바뀜되면서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6월 같은 면적이 25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1년이 채 안 돼 3억5000만원이 올랐다. 4월 29일에는 ‘공작’ 아파트 전용 125㎡도 같은 면적 최고가인 26억원에 매매됐다. 광장아파트 전용 102.35㎡가 4월 21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3월 기록했던 종전 최고가(18억8000만원)를 갈아치웠다.

대교·시범아파트 등 여의도 재건축 아파트 정비사업을 따내기 위한 건설사들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수익성 높은 사업지로 각광받는 데다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영등포 지역에서 여의도동을 제외하면 당산동의 당산센트럴아이파크(27위), 신길동 남서울(40위) 등으로 상위에 랭크됐다.

여의도 vs 목동 재건축
20위까지의 순위를 살펴보면, 여의도 단지가 14곳, 목동이 5곳, 흑석동은 1곳이 포함돼 있다. 여의도를 제외하면 양천구에선 목동 재건축 단지들의 순위가 높았다. 특히 목동 7단지(5위), 5단지(10위), 4단지(12위), 2단지(15위)가 주목받는다. 이들 단지는 소위 목동 신시가지 앞단지(1~7단지)에 속한다. 행정구역상으로 목동에 해당한다. 반면 8단지부터의 행정동은 양천구 신정동이다.

목동 역시 여의도와 마찬가지로 재건축이 다른 이슈를 압도하고 있다. ‘목동신시가지 7단지’ 아파트 전용 74㎡는 지난 4월 20억3000만원에 신고가를 새로 썼다.

앞단지에서도 대장주로 불리는 목동 7단지는 서울 지하철 5호선 목동역과 도보 2~3분 거리 초역세권이다. 총 34개 동으로 구성된 이곳은 절반 이상의 동이 목동역 반경 350m 이내에 위치했다. 목동 7단지는 다른 재건축 단지와 달리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도 안정적으로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 전용 66㎡ 기준 2022년 9월 19억2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이후에도 약간의 부침은 있었지만 다른 단지와 비교해 큰 폭 하락 없이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같은 면적 매물이 18억3500만원에 거래됐으며 올해 3월 역시 18억2000만원에 손바뀜했다. 현재 나온 매물은 19억원 초반대에 호가가 형성됐다.

1980년대 대규모 택지지구로 개발된 목동 일대에는 총 14개 단지 2만 6629가구가 현재 거주 중이다. 서울시는 목동 지구단위계획안을 발표하며 목동신시가지 일대를 총 5만 3000여 가구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목동신시가지 1~14단지가 모두 안전진단 문턱을 넘고, 구체적인 정비계획이 나오면서 목동 재건축도 속도가 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토지거래허가제 연장에도, 목동 아파트단지 매매가는 굳건한 상황이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2단지 전용면적 65㎡는 지난 3월 15억6000만원에 거래돼 한 달 새 1억원 이상 올랐다.

앞서 서울시는 그간 갈등 쟁점 중 하나였던 목동 1~3단지 종상향 문제도 마무리지었다. 서울시는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국회대로공원과 안양천을 연계한 개방형 공공녹지(가칭 목동 그린웨이)를 조성하는 대신 목동 1~3단지를 종상향(2종→3종)해주기로 조건부가결한 바 있다. 이 밖에 목동 트라팰리스와 하이페리온 등 주상복합 아파트들이 20~30위권 사이에 포진했다.

영등포와 양천을 묶어 보면 서울 서남권 대장 자리를 놓고 여의도와 목동이 경쟁하는 모양새다. 실제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14단지가 최고 60층 높이 재건축을 추진한다. 목동신시가지 아파트(1~14단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비계획안이 나온 건 이번이 두 번째다. 목동 6단지가 14개 단지 가운데 가장 먼저 정비계획안을 마련한 바 있다. 6단지는 몇 차례 공람 과정을 거쳐 현재 서울시 도계위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목동 6단지도 최고 50층 안팎, 2300가구 규모 초고층 재건축을 추진한다.

나머지 목동신시가지 단지들도 재건축 정비계획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지난 2월 목동 11단지가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하며 14개 단지가 모두 재건축을 확정 지은 바 있다. 나머지 단지들도 초고층 재건축에 나설지 주목된다. 서남권에선 여의도 노후 단지들이 초고층 재건축에 나서고 있다. 여의도에서도 한양은 최고 56층 높이, 시범은 60층 이상 재건축을 각각 논의 중이다.

한편 이 같은 재건축 단지의 초고층 경쟁에 대해 회의적인 지적도 나온다. 앞으로 남은 절차가 많아 초고층 재건축이 유지될지는 미지수라는 주장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초고층으로 지으면 49층 이하로 지을 때와 비교해 공사비가 훨씬 더 많이 든다. 일부 단지들은 끝까지 초고층을 밀고 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작에선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1위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서울 동작구 흑석동 랜드마크 아파트 아크로리버하임의 순위가 11위로 가장 높았다. 실제 아크로리버하임의 전용 84㎡는 26억원에 매매된 사례가 나왔다. 국토교통부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전용 84㎡는 지난 3월 15일 26억원(17층)에 매매돼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9월 거래된 이후 약 6개월 만에 3억원 넘게 올랐다. 종전 최고가인 2022년 2월 실거래가 (25억4000만원)보다도 6000만원 뛰었다.

아크로리버하임은 흑석뉴타운 7구역 재개발 사업(이하 흑석 7구역)을 통해 2019년 12월 입주한 신축 단지다. 아직은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기 전이었던 2016년, 최초 공급 당시 평균 89 대 1 경쟁률 끝에 당첨자를 가렸다. 아크로리버하임은 지하철 9호선 흑석역이 단지 바로 앞에 위치한 데다 한강과도 맞붙어 있어 일부 가구는 조망이 좋다. 이런 장점 덕분에 최초 공급 당시 전용 84㎡ 기준 7억8000만원에 일반분양된 아크로리버하임 시세는 천정부지로 오르기도 했다.

저층 노후 주택이 즐비한 곳이라던 흑석동 이미지는 앞서 아크로리버하임을 필두로 고층 신축 아파트값이 연일 오르면서 180도 바뀌었다. 재개발을 진행 중이던 구역 역시 사업 기대감이 높아졌다. 흑석뉴타운은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10구역을 빼면 총 10개 구역(1~11구역)으로 이뤄져 있다. 이 중 2011~2012년 ‘흑석한강푸르지오(4구역)’ ‘흑석한강센트레빌1차(5구역)’ ‘흑석한강센트레빌2차(6구역)’가 입주를 마쳤고, 아크로리버하임(7구역)과 34위를 차지한 롯데캐슬에듀포레(8구역)는 비교적 최근인 2018년 11월~2019년 12월 집들이를 시작했다. 가장 최근 입주한 아파트는 2023년 2월 입주한 44위 ‘흑석자이(3구역)’다.

앞서 흑석 11구역은 단지명이 서반포 써밋 더힐로 정해졌다는 소문이 돌며 한때 부동산 시장이 떠들썩했다. 단지 이름을 떠나 ‘서반포’ 포함 여부가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배경은 그만큼 흑석동 입지가 좋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행정구역상으로는 동작구지만 강남, 여의도로 접근이 용이하다. 올림픽대로를 통해 강변북로, 경부고속도로 등 교통망을 이용하기 좋다. 중앙대를 비롯해 흑석초, 중앙사대부속초 등이 있고 버스로 3~4정거장이면 노량진 학원가가 나온다. 이은형 연구위원은 “서초구와는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강남 생활권이고, 여의도로도 편리하게 출퇴근이 가능하며, 종합병원과 대학교가 있어 생활 환경도 우수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병수 기자·김재구 리치고 AI부동산랩 디렉터]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65호 (2024년 6월) 기사입니다]

기자 프로필

2000년 매일경제 주간국으로 입사해 주로 산업 및 경제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17년부터 매일경제 월간지 매경LUXMEN 취재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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