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땅, 빨리 털어내 제값 받자”…역세권 4곳 일제히 내놓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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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4.17. 오전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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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찬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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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 자회사 보유 개발지
거여·미아·보문 등 역세권 4곳

“사업성 낮은 자산 구조조정”
주택 공급 부족 커질 우려도


GS건설 자회사 자이S&D가 매물로 내놓은 거여동 개발예정 부지. [사진 제공 = 부동산플래닛]
이달 말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사업장에 대한 구조조정 활성화 방안이 예정된 가운데, PF 부실과 관련 없는 매물마저 늘어날 조짐을 보인다.

대형 건설사 주택 개발 현장은 물론이고 자산운용사 소유 빌딩 등 시장에 쏟아지는 매물도 다양하다. PF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매물이 쏟아질 것에 대비해 그전에 매각을 서두르는 ‘자산 갈아타기’ 현상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주택 개발 용지가 매물로 속속 나오면서 주택 공급난이 심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미아동과 거여동, 보문동, 중화동 등 4곳에서 청년주택 개발 예정지가 일제히 매물로 나왔다. 강북구 미아동 62-7일대 대지면적 425.3평 규모로, 4호선 미아사거리역에 인접해 있다. 인근에 미아뉴타운이 가까워 주거환경도 양호한 편이다. 보문동5가 146-1외 2필지도 1·2호선 신설동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입지다. 이들 4개 용지는 모두 GS건설 자회사인 자이S&D 보유 자산으로 이미 인허가 절차를 마치고 개발도 가능한 상태이다. 기존에 주유소로 운영됐던 용지들로 지하철역도 가까운 역세권 땅이다. 현재는 지상 설치물은 모두 철거되고 토양오염 정화작업도 상반기 중 완료될 예정이다.

중소 시행사가 아닌 10대 건설사 자회사가 인허가를 완료한 사업장을 내놓기는 이례적으로 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건설사 관계자는 “사업성이 낮아졌지만 땅값이 많이 올라서 경영 측면에서 매각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 업체들도 사업성이 낮은 현장은 선제적으로 자산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이라며 “시장이 더 나빠지기 전에 내놔야 제값에 매수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무용 건물 시장에서는 신탁·운용사 중심으로 ‘자산 갈아타기’를 위한 빌딩 매물이 속속 나오고 있다. 케펠자산운용은 서울 중구에 서울역 맞은편에 위치한 T타워 매각에 나선다. 2010년 준공된 T타워는 연면적 4만1598㎡, 28층 높이로 SK, LG 등 우량 기업이 입주해 있다.

앞서 코람코자산신탁은 광화문 케이스퀘어시티 빌딩을 퍼시픽자산운용에 약 3100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최근 테헤란로에 있는 24층 높이 아크플레이스 빌딩을 7917억원에 매입했다.

매각 자문을 맡은 JLL(존스랑라살) 관계자는 “서울의 오피스 임대시장은 공실률이 낮고 임대료가 높아 탄탄한 편”이라며 “향후 임대료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해 빌딩을 매입하려는 투자자들이 있다”고 전했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플래닛 정수민 대표는 “인허가가 완료된 개발부지는 사업 진행의 불확실성이 낮기 때문에 예비 매수자의 선호도가 높고 비딩 수요도 많다”며 “이번 매각 자산들은 청년안심주택 개발을 위한 인허가 절차가 완료돼 행정적·법률상 리스크가 낮아 안정적으로 개발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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