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마시면 혈압 올라" 사실일까…고혈압 환자 25년간 조사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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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5.01.12. 오후 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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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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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이탈리아서 943명 관찰…커피 마신 그룹 사망률 17% ↓
커피를 마시면 몸의 교감신경을 항진시키는 카페인 때문에 혈압이 더 오르는 것 아닐까 걱정하는 고혈압 환자가 적잖다. 그런데 고혈압 환자라도 안심하고 커피를 즐겨도 된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만성적인 커피 섭취가 심혈관 질환 사망률과 전체 사망률 증가에 일절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10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이탈리아 밀라노-비코카(Milano-Bicocca) 대학 내과 및 외과 귀도 그라시(Guido Grassi) 교수팀이 고혈압 환자 943명을 대상으로 커피 섭취와 사망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연구팀은 943명의 고혈압 환자를 25년간 추적 분석한 PAMELA(Pressioni Arteriose Monitorate E Loro Associazioni) 연구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 대상자를 커피 섭취 그룹과 비(非)섭취 그룹으로 나눈 뒤 그룹 간 심혈관 질환 사망률과 전체 사망률 차이를 조사했다. 분석 결과 두 그룹 간 (통계상의) 차이가 드러나지 않았다.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것으로 판정되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커피 섭취 집단의 심혈관 질환 사망률과 전체 사망률이 각각 15%, 17%씩 더 낮았다. 연구 대상자(고혈압 환자)의 나이, 성별, 혈압, 고혈압약 복용 여부 등에 따른 두 그룹 간 심혈관 질환 사망률과 전체 사망률에서도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나이가 많거나 고혈압약을 먹는 중이라도 고혈압 환자가 커피를 즐기는 건 문제가 없다는 게 이번 연구의 결론"이며 "남녀 고혈압 환자 모두 안심하고 커피를 즐겨도 괜찮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의 특징은 △25년에 이르는 역대 최장의 추적 관찰 기간이라는 점 △중년층을 대상으로 한 평가라는 점 △환자의 실제 혈압을 측정했다는 점 등이다.

또 다른 연구에서도 커피를 '하루 3잔 이하'로 마시면 일반적으로 혈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오히려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Hypertension, 2011). 2022년 유명 학술지인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린 한 메타분석 연구에선 "하루 2∼3잔의 커피 섭취가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단, 고혈압 환자가 추운 겨울철 야외에서 커피·녹차 같은 카페인 음료를 마시는 건 주의해야 한다. 카페인이 몸에 들어오면 소변을 보고 싶게 하는 이뇨 작용이 활발한데, 소변을 보면 체온을 더 떨어뜨려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오르기 쉬워서다.

한편 이 연구 결과(파멜라 고혈압 환자에서 습관적인 커피 섭취와 심혈관과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 Habitual coffee consumption and risk of cardiovascular and all-cause mortality in the PAMELA hypertensive population)는 심혈관 질환 분야 국제 학술지(Nutrition, Metabolism and Cardiovascular Diseases)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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