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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인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 이곳 최저 기온은 영하 12도.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 중 일부는 이곳에서 밤을 새웠다.
길어지는 대치에 3박4일째 '노숙'하기도…"공수처 언제 올지 몰라서 차만 봐도 벌벌"
대치가 계속되며 며칠째 밤을 지샌 시민들도 있다. 보수단체 회원과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은 아스팔트 바닥에 천막을 치고 단열 비닐을 깔고 밤을 샜다. 지지자들은 털모자를 쓰고 담요를 둘러싸고 버텼다.
김모씨(62)는 "오늘이 3박4일째인데 저녁에 귀가할 계획"이라며 "추워서 힘들지만 집회 노래 듣고 핫팩 받고 차 마시고 국밥 먹고 하다보니 버틸 수 있었다"고 했다.
충남 부여에서 온 진모씨(70)는 "윤 대통령을 언제 체포할지 몰라 어제 오전부터 와서 밤을 샜다"고 했다. 이어 "고통스럽지만 윤 대통령을 지켜내려고 왔다"고 말했다.
정모씨(52)는 "한남대로로 차만 오면 집회 참여자들이 벌벌 떤다"며 "장갑차가 와도 드러누워 막겠다는 의지가 있다"고 했다. 이어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언제 올 지 몰라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경찰 특공대를 투입해도 경호처가 잘 막고 있어서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밤을 새운 집회 참여자를 위해 김칫국과 밥을 나눠준 시민도 있다. 60대 여성 A씨는 "경기도 평택의 교회에서 새벽 5시 30분에 출발했다"며 "직접 오지 못한 사람들은 후원으로 참여해 1000인분을 준비했다"고 했다. 이어 "밤새 음식을 준비한 사람도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는 진보단체 회원 등 30여명도 한남대로에 텐츠를 치고 밤을 새웠다.
40대 남성 김모씨는 "어젯밤 25명이 밤을 새웠다"며 "핫팩, 은박담요, 난로 등 후원을 많이 받아 굶어 죽진 않는다"고 했다. 이어 "내일쯤 영장이 집행되지 않을까 싶다"며 "경찰이 특공대와 기동대를 다 동원해서 체포해야 한다. 나도 엄마가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40대 남성 정모씨는 "밤사이 난방버스가 와서 별로 안 추웠다"며 "핫팩, 햄버거, 만두, 어묵 등을 후원받아 식사를 해결했다"며 "공수처가 적극적으로 체포영장을 빨리 집행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진보단체는 이날 오전부터 한남동 공관촌 관저 진입로 근처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2030 주축 '백골단'까지 등장…"군경 대신 대통령 관저 감시·정찰 할 것"
한편 약 30명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자칭 '백골단'을 구성했다. 김정현 백서스정책연구소 소장(42)은 머니투데이와 한 통화에서 "진보나 보수 단체 참여자들을 해치려는 게 아니다"라며 "군경이 대통령 경호처 지시를 거부한 상황에서 돌발 상황에 대처하고 체포영장이 집행과정을 시민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모였다"고 했다.
백골단은 집회 현장에서 이름과 얼굴을 확인한 남성들을 중심으로 구성한 조직이라고 한다. 김 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대다수가 군복무를 마친 2030 세대 남성이다. 한남동 관저촌 진입로 검문소를 중심으로 '감시·정찰'을 할 계획이다.
김 소장은 "흰 헬멧과 무릎·가슴 보호대를 착용한 모습을 보고 '백골단 같다'는 말이 나와 그렇게 이름 붙였다"고 했다.
대통령실과 관저 외곽 경비를 담당하는 경찰 소속 202경비단을 본따 자칭 '202경비단'이라는 조직도 만들었다. 백골단 활동을 원하는 청년들은 먼저 202경비단에 가입해 활동하며 훈련을 받을 계획이라고 한다.
김 대표는 "백골단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동할지 결정된 건 없다"면서 "오늘 오후 6시30분 관저 근처에서 백골단 출정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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