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골 시신은 40대 여성·A형"…두 손, 턱뼈 없어 '10년 미제'로[뉴스속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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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5.01.09. 오전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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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태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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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사진=유튜브 채널 '그것이 알고 싶다' 영상 갈무리

10년 전인 2015년 1월 9일 오후 5시쯤 경북 울진군 평해읍의 한 야산에서 수십 조각으로 분리된 백골 시신이 발견됐다.

백골은 야산 인근 마을에 사는 주민 A씨에 의해 목격됐다. A씨는 약초를 캐기 위해 야산에 올랐다가 낙엽 더미 속에서 사람의 뼈로 보이는 물체를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가 발견한 것은 다리뼈였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다리뼈 최초 발견 지점서 약 70m 떨어진 장소에서 팔뼈와 골반뼈, 또 다른 다리뼈를 찾아냈다.

200여명을 투입해 수색을 이어간 경찰은 다음 날, 약 500m 떨어진 곳에서 두개골과 늑골을 추가로 발견했다. 이후 경찰은 수색 인원을 400여명까지 충원해 5일간 수색 작업을 벌여 85점의 뼈를 수거했다.



수십 조각의 뼈…국과수 감정 보니 '동일인' 결론


/사진=유튜브 채널 '그것이 알고 싶다' 영상 갈무리

경찰은 야산에서 찾아낸 백골 조각들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보내 감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과수는 수십 조각의 뼈에 대해 "동일인의 것이란 분석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국과수에 따르면 백골 시신은 40대 여성으로 추정됐다. 이 여성의 혈액형은 A형이었고, 신장은 157~166㎝ 정도로 분석됐다. 사망 시기는 백골 발견 시점 1년 이내였을 것으로 추정됐다.

문제는 이 여성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더는 없었다는 점이다. 지문을 확인할 수 있는 두 손과 치과 치료 기록을 조회할 수 있는 턱뼈가 발견되지 않아서다.

이 사건을 수사한 울진경찰서 측은 "누군가 여성을 살해한 뒤 야산에 시신을 숨기기 전 손과 턱을 훼손한 것 같다"며 "가해자가 법의학 지식이 있거나 여성의 턱에 신원을 확인할 만한 특징이 있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과 턱 대신 떠오른 '단서'…고어텍스 보형물


/사진=유튜브 채널 '그것이 알고 싶다' 영상 갈무리

범죄심리 전문가 표창원 프로파일러는 가해자의 시신 훼손에 대해 "피해자 신원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SBS 시사·교양 '그것이 알고 싶다'와의 인터뷰에서 "피해자와 범인이 대단히 가깝고 밀접한 관계였을 것"이라고도 추정했다.

표창원은 "가해자는 (시신의 신원이 확인되면) 자기가 범인으로 지목될 것이란 인식을 강하게 받았을 것"이라며 "또 시신을 여러 장소에 얕게 매장한 것으로 볼 때, 범인의 심리는 불안하고 (시간에) 쫓기는 상태였다고 유추할 수 있겠다"고 부연했다.

경찰도 여성의 신원을 파악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판단, 백골에서 추출한 DNA를 분석했으나 실종자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DNA 중 일치하는 것이 없었다.

수사가 오리무중에 빠져들고 있을 때 새로운 단서가 나타났다. 백골에서 고어텍스 재질의 '코 성형 보형물'이 나온 것. 코 성형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실리콘이 아닌 고어텍스가 나오자, 경찰은 대한의사협회의 도움을 받아 전국의 성형외과들을 돌며 탐문에 나섰다.



끝내 실마리 풀지 못해 '미제 사건' 분류


/사진=유튜브 채널 '그것이 알고 싶다' 영상 갈무리

고어텍스 보형물이 발견되면서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처럼 보였지만, 경찰의 대대적인 수사에도 끝내 백골 피해 여성의 신원은 확인할 수 없었다.

이후 울진경찰서 형사과뿐 아니라 경북경찰청 광역수사대까지 사건에 합류, 당시 지역사회 안에서 가출이나 실종 신고된 40대 여성의 DNA 채취 및 분석했으나 의미 있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경찰은 사건 관련 공개 제보를 받기도 했으나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결국 이 사건은 '미제 사건'으로 분류됐고, 강산이 변하는 세월이란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풀리지 않는 의문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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