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18% 내린 3789.22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서만 3%대 하락이다. CSI 300 지수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연속 내렸으나, 지난해엔 정부 부양책 기대감에 15%대 올랐다.
최근 중국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이유는 오는 20일 예정된 트럼프 행정부의 취임 영향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예고한 관세가 현실화되면 중국 수출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시장은 트럼프 1기 당시처럼 미중 무역 분쟁이 재개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증권거래소는 하락 속도를 낮추기 위해 개입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은 7일(현지시간) 상하이와 선전 증권거래소가 지난달 말부터 지난 3일까지 대형 펀드사 4곳에 연락해 연초 주식 매도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상하이와 선전 거래소는 지난해 초에도 유사한 요구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시장 방향의 윤곽은 1분기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를 우려하면서도 중국 정부가 오는 3월 예정된 연례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대응 격으로 구체적인 경기 부양책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주식에 대해 '중립' 의견을 유지하며 "시진핑 3기 지도부는 경기침체 장기화와 트럼프 2.0 미중분쟁이라는 구조적인 위험에 대응해 단기 경기회복과 중장기 산업 고도화의 정책목표를 성취해야 한다. 올해 3월 양회에서 경기부양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봤다.
골드만삭스도 올해 MSCI 중국 지수가 7%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주식 밸류에이션이 지난해 10월 기록한 고점에서 벗어났고, 이미 시장에 미국과의 무역분쟁에 대한 리스크가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정부의 부양책이 추가 매도세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변동성은 커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모간스탠리는 올해 중국 증시의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하며 △기업 실적 하향 압력 △지정학적 리스크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가능성을 이유로 꼽았다. 올해 미중 긴장 고조 가능성으로 중국 증시에 대한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