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 폭등 뒤 기다리는 건…양자 테마주 실적 까보니 '적자'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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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5.01.07. 오전 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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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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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마켓]급등세 이어가는 양자 테마주
[편집자주] 미래를 이끄는 테크주의 오늘을 전합니다.
2024년 6월25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퀀텀 코리아 2024에 참가한 IBM 관계자가 양자 컴퓨터 모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전 세계적으로 양자컴퓨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주 투자 열기가 뜨겁다. 최근 미국과 한국 증시에서 양자컴퓨터 테마주로 투심이 쏠리면서 급등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지나친 주가 상승에 따른 급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부분 기업이 적자 상태인 가운데 양자컴퓨터 상용화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한계점도 존재한다.



폭등하는 양자 테마주… 서학개미, 한달간 실스크 184억 순매수


국내 양자컴퓨터 테마주 주가 추이. /그래픽=김다나 기자.

6일 증시에서 양자암호 테마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아이윈플러스와 바이오로그디바이스가 상한가를 쳤고, 아이씨티케이 26%, 우리로 17%, 한국정보인증 16%, 아톤 12% 등 상승률을 기록했다. 양자암호 테마주는 양자 관련 기술이나 부품, 소재 등 사업을 영위하거나 추진 중인 종목들로 구성됐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최근 1개월(2024년 12월4일~2025년 1월3일) 동안 실스크(티커명 LAES)를 1249만달러(약 184억원) 순매수했다. 해외주식 순매수 9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나스닥에 상장된 실스크는 양자컴퓨팅에 대응할 수 있는 보안 기술 기업이다. 지난해 6월 중순부터 주가가 1달러를 밑돌아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가 최근 폭등세로 반전에 성공했다. 1개월간 상승률이 1987%에 달한다. 또 다른 미국 양자컴퓨터 관련주인 아이온큐(IONQ)와 리제티컴퓨팅(RGTI)은 같은 기간 각각 33%, 498% 급등했다.



구글 윌로우 성과 발표, CES 2025 개막으로 부푼 기대감


구글이 공개한 양자 반도체 '윌로우'. /사진=구글.

지난달 초 구글의 양자컴퓨터 성과 발표가 관련주의 급등세를 가져온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구글이 공개한 양자 반도체 '윌로우'는 세계 최고 슈퍼컴퓨터 프런티어가 10의 25제곱년 걸리는 RCS(랜덤 회로 샘플링) 벤치마크 계산을 5분 이내에 수행했다. 윌로우는 양자 오류율을 기하급수적으로 줄이면서 양자컴퓨터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오는 7일 개막하는 'CES 2025'의 최대 화두로 양자컴퓨터가 꼽히면서 투심을 자극한 측면도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양자 기술의 사업화 가능성을 논의하는 프로그램이 처음으로 열린다. 또 다양한 양자 기술과 제품이 기업 전시 부스에서 공개된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양자 기술은 단순한 유행어 그 이상이다"며 "산업을 재편하고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혁신적인 힘이다. 양자의 미래는 그리 멀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부분 '적자 영업'… "가능성 있지만 가까운 미래 아냐"


양자 테마주의 증시 활약상은 이어지나 실적 측면에선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대부분 기업이 현재 사업으로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는 적자 경영 중이기 때문이다. 국내 양자 테마주 중 1개월 상승률 1~5위 중 영업이익을 내는 기업은 1곳에 불과했다. 1~4위인 한국첨단소재와 아이윈플러스, 코위버, 엑스게이트 모두 지난해 1~3기 누적 실적에서 영업손실을 냈다. 케이씨에스는 매출 182억원과 영업이익 12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두 수치 모두 반토막 넘게 났다.

/사진=아이온큐 홈페이지.

미국 테마주도 마찬가지다. 아이온큐와 리제티컴퓨팅, 실스크 모두 적자 상태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아직 상용화를 위한 기술 표준이 정립되지 않아 향후 수익적 성과를 가늠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아이온큐는 지난해 3분기 매출 1240만달러, 영업손실 5314만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의 4배가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갑작스럽게 급등한 주가가 단기간에 폭락한 사례가 있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2021년 말 양자 테마주는 아이온큐의 나스닥 상장으로 폭등했다가 얼마 가지 못해 원래 가격으로 회귀했다. 2021년 10월 나스닥에 상장한 아이온큐 주가는 9달러대에서 11월 중순 35달러대까지 급등했다. 이후 하락 국면에 빠지면 2022년 4월 말 9달러대로 돌아갔다.

최근 미국 유명 금융 해설가인 짐 크레이머는 양자컴퓨터와 원자력 관련주의 투자 과열 현상을 우려했다. 그는 "두 분야 모두 언젠가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주가를 정당화할 만큼 가까운 미래는 아니다"며 "양자컴퓨팅은 합법적이지만 확장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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