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은 노년기 건강 자산이다. 근육량이 감소하면 낙상과 골절 위험이 커지고, 힘이 떨어져 잘 움직이지 못해 비만과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의 위험이 커진다. 심장병, 치매, 뇌졸중처럼 나이 들어 절대 앓기 싫은 병들 역시 근육 감소와 연관돼 있다.
근감소증은 노화가 진행되면서 근육량 감소뿐 아니라 근력저하, 신체운동 능력 저하를 불러오는 것이 특징인 질병이다. 서서히 진행돼 조기에 알아차리기가 어렵다. 악력이 약해져 물건을 잘 들지 못하거나, 하지 근력 저하로 인한 계단 오르기와 걷기가 어려워지면 근감소증일 수 있다. 자주 넘어지는 것도 근감소증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 중 하나다.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가 1년에 5㎏ 이상인 경우에도 확인이 필요하다.
근감소증을 가장 빨리 확인할 수 있는 곳은 다름 아닌 다리다. 종아리가 가늘어지는 것도 근감소증의 주요 증상이기 때문이다. 소윤수 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종아리 둘레를 측정했을 때 남자는 34㎝, 여자는 33㎝ 미만, 근감소증 자가 진단 설문지(SARC-F) 4점 이상이면 병원을 방문해 검사받는 것이 좋다"며 "근감소증은 골격근의 양, 악력과 신체의 운동 기능 측정 등 근육의 양과 질을 모두 평가한 후 진단된다"고 설명했다.
줄자 등 측정 도구가 없다면 손가락을 이용한 '핑거링 테스트'로 근감소증 위험을 감지할 수 있다. 양손의 검지와 엄지로 종아리의 가장 굵은 부위를 감쌀 때 핑거링보다 헐렁할수록 근감소증 확률이 높다고 볼 수 있다. 핑거링의 길이는 30~32㎝로 대부분 일정하고 나이가 들어도 잘 변하지 않는다.
근감소증은 단백질 섭취 저하, 운동 부족, 노화와 관련된 호르몬 부족 등 여러 원인으로 발생한다. 자연스러운 노화의 과정이라 여기기 쉽지만, 근감소증은 근육 자체의 문제 외에도 당뇨병, 감염, 척추협착증과 같은 퇴행성 질환 탓에 2차적으로 발생하기도 하므로 동반 증상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근감소증 치료와 예방의 핵심은 근력 강화다. 일주일에 최소 2회 이상, 낮은 강도부터 2~3주 간격으로 강도를 증가시키는 근육운동을 추천한다. 이밖에 유산소 운동, 유연성 운동(스트레칭), 균형 운동 등 다양한 형태의 운동을 조합해 최소 3개월 이상 꾸준히 해야 근력 향상과 근 비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근육량이 감소하기 시작하는 60대 이상은 비교적 난도가 낮은 '밴드 운동'도 도움이 된다. 탄력밴드를 한 발로 밟고 잡은 뒤 양팔을 드는 동작을 하면 어깨 근육을 강화할 수 있다. 12회씩 3세트, 1주일에 3회 이상 실천한다. 앉은 상태에서 양쪽 발목에 밴드를 채우고 무릎을 번갈아 10회씩 들어 올리는 것도 하체 근력 강화에 효과적이다. 밴드는 종류별로 탄성도가 달라 운동 강도가 약하다면 상체용과 하체용을 각각 구입하는 것이 좋다.
소윤수 교수는 "운동만큼 근육 손실 방지와 근육 성장을 위해 고기, 생선, 우유 같은 단백질을 하루 세 번 골고루 섭취하는 식습관이 중요하다"며 "고령자를 위한 단백질 파우더, 단백질 함유량이 높은 두유, 요거트 등의 음료로 보충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