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시진핑 방문한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기술, 中경쟁사에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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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8.20. 오전 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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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LG디스플레이 현지 공장 기술 넘긴 전직 직원 구속기소 ①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OLED 양산 기술유출 개요/그래픽=김다나
LG디스플레이 중국 공장이 보유한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양산 기술이 중국 경쟁업체에 넘어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공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이례적으로 방문해 한·중간 우의를 강조하는 덕담을 했던 곳이다. '한·중 경제협력'의 상징이 된 곳도 중국 업체의 '기술 빼돌리기' 표적에서 벗어나진 못했다. 중국 업체의 추격을 맹렬하게 당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이 잇따른 기술유출로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고전하게 됐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는 지난 13일 LG디스플레이 직원 출신 A씨와 B씨를 산업기술보호법과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앞서 서울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A씨와 B씨를 지난달구속상태로 검찰에 송치하는 한편 이들과 범행을 공모한 LG디스플레이 전현직 직원 C씨와 D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A씨와 B씨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 선두업체들로 이직하면서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의 대형 OLED 양산 공정, 설비 사양 등 핵심 기술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A씨와 B씨는 LG디스플레이 같은 부서에서 장기간 근무한 OLED 분야 핵심인재들이다. A씨는 LG전자에 입사해 LG디스플레이로 옮겨 20년 이상 대형 OLED 연구를 담당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을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신화=뉴시스 /사진=뉴시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2021년 상반기 중국의 대형 디스플레이 업체로 이직하면서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설계 도면 등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넘겼다. 광저우 공장에선 TV 화면에 들어가는 핵심 OLED 패널을 양산한다. LG디스플레이는 2018년 이곳 OLED 양산 공정에만 약 5조원을 투자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4월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시 주석이 집권 이래 외국기업의 공장을 찾은 건 LG디스플레이 사례가 최초다. 시 주석은 대형 OLED 양산 시설 등을 둘러보고 한·중 경제협력과 우정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외국 투자자는 기회를 잡아 중국으로 오고 중국 시장에 뿌리내려 기업 발전이 새롭게 빛나는 시대를 창조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당시 중국 언론이 전했다.

A씨는 평소 LG디스플레이에서 처우에 대해 불만을 갖던 와중에 이를 파악한 중국 경쟁사에서 고액의 연봉을 제안하자 이직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직한 이후에도 2022년까지 당시 LG디스플레이에서 근무 중이던 B·C·D씨와 공모해 대형 OLED 양산 기술을 빼돌렸다.

국가정보원과 공조해 수사를 개시한 경찰은 중국에 머물고 있던 A씨가 국내에 들어오자마자 체포했다. 경찰은 A씨의 범죄수익을 동결하기 위해 3억8000만원에 달하는 자산을 기소전 추징 보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인용했다.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이란 범죄 피의자가 확정판결을 받기 전에 몰수 대상인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처다.

구속기소된 A씨와 B씨는 경찰 등에 스마트폰으로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의 OLED 양산 기술 도면을 촬영한 것은 시인했지만 공부·학습 용도였을 뿐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머니투데이에 입장문을 보내 "LG디스플레이는 보안관리와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으며, 산업기술과 영업비밀을 포함한 자사의 정보를 유출하려는 시도에 대해서 형사처벌을 원칙으로 철저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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