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공들인 두산의 뚝심…'팀코리아' 15년만의 원전 수출로 빛봤다

입력
수정2024.07.18. 오후 1:42
기사원문
안정준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두산스코다파워 현황/그래픽=윤선정
두산의 '15년 뚝심'은 '팀코리아'가 15년만에 해외 원전을 수주한 원동력 중 하나로 꼽힌다. 수주전이 펼쳐진 체코 현지에 15년 전부터 핵심 주기기를 공급할 계열사를 갖추고 팀코리아의 수주를 위한 현지화 작업을 밑바닥부터 다졌다. 두산이 마련한 체코 계열사는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 추후 발주가 나올 유럽 원전 시장 공략의 전진기지 역할도 할 전망이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일 체코 정부는 신규 원전 건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수력원자력을 선정한다고 발표했다. 두코바니, 테멜린 지역에 각각 원전 2기씩 총 4기를 짓는 사업이다. 이번에 한수원의 두코바니 원전 2기 사업 수주가 확정됐고 테멜린 원전 2기는 추후 정해질 예정이다. 팀코리아가 이룬 성과다. 한수원을 중심으로 한전기술, 한국원자력연료, 한전KPS,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이 팀을 이뤄 수주전에 나섰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수주 후 15년만의 원전 수출이다.

원전 업계에서는 한국 유일의 '원전 주기기(원자로·증기발생기·터빈발전기 등 핵심 기기)' 제작 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의 현지화 전략이 팀코리아 성과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이 나온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09년 약 8000억원을 들여 두산스코다파워(옛 스코다파워)를 인수하며 현지 교두보를 마련했다.

1869년에 설립돼 15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두산스코다파워는 원전 증기터빈 제조사로 체코에선 국민기업으로 통한다. 마땅한 일감 확보가 어렵던 두산스코다파워는 두산에너빌리티에 합류한 뒤 지난 15년간 유럽을 넘어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전 세계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두산스코다파워는 사업장이 위치한 플젠시에서 전문 기술인 양성 등 활동으로 지역사회 발전에도 기여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두산에너빌리티는 수소·가스터빈 등 무탄소 발전기술을 두산스코다파워에 제공해 체코가 유럽 내 무탄소 발전 전초기지로 부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계획도 내놨다.

두산에너빌리티에 대한 현지 여론이 우호적일 수 밖에 없던 이유다. 지난 5월 두산이 체코 프라하에서 개최한 '두산 파트너십 데이'엔 30여개 체코 언론사 취재진이 방문해 체코 기업들과 파트너십 강화 방안, 발전기와 무탄소 발전 기술 전수, 두산스코다파워와의 SMR 사업 공동 참여 방안 등에 큰 관심을 보였다. 8개 주요 매체는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본사 원자력공장과 터빈공장을 직접 방문해 현장을 취재하기도 했다.

이 같은 15년 현지화를 바탕으로 팀코리아는 이번 수주선에서 '한국이 수주하면 체코가 만든다'를 세일즈포인트로 내세웠다. 한수원이 체코 원전사업을 수주할 경우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1차 계통 핵심 주기기는 두산에너빌리티가 공급하고 증기터빈 등 2차 계통 핵심 주기기는 두산스코다파워가 제조하게 돼 한국과 체코의 파트너십이 한층 강화된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결과는 15년만의 원전 해외수출이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현지화 성과는 체코를 넘어 앞으로 발주될 유럽 원전시장으로 향한다. 정부와 업계는 체코 외에 폴란드와 루마니아, 스웨덴, 영국, 이탈리아 등에서 추가 원전 사업 참여 기회를 보고있다. 이 가운데 폴란드와 루마니아는 원전 예정지를 확정한 상태다. 두산스코다파워가 이들 유럽 시장 공략의 교두보가 되는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럽 현지 생산을 소화할 수 있는 두산스코다파워를 중심으로 체코를 넘어 유럽에서 추가 일감을 확보할 경우 유럽 원전 생태계 구축에도 기여를 하게 된다"며 "앞으로 예정된 수주전에서 또 다른 세일즈포인트가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기자 프로필

조선.철강.정유.화학 산업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알고보면 섬세한 '중후장대' 산업 이야기를 재미있게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