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바엔 집 사지"…주담대보다 비싼 전세대출 금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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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1. 오전 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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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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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은행, 주요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 비교/그래픽=김현정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높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전셋값 상승과 상대적으로 높은 전세대출 금리로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이동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주요 전세대출 상품의 금리는 3.16~4.87%(2년 고정형)로 5년 고정형 주담대 대비 금리 하단이 0.3%포인트(P) 높다. 6개월마다 금리가 변동되는 전세대출 금리는 3.73~5.40%에 형성됐다.

이와 함께 국민은행은 오는 11일부터 전세대출 금리를 0.10~0.20%P 인상할 예정이다. 가계대출 증가 속도 조절을 위해 전세대출 금리를 올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은행에서 취급한 평균 금리도 전세대출이 주담대보다 높다. 지난 5월 취급된 은행권 평균 전세대출 금리는 3.90%로 고정형 주담대 금리보다 0.01%P 높다. 최근 은행권에서 주담대 대출은 대부분 고정형 상품이 취급되고 있다.

보통 전세대출 금리는 주담대보다 낮았다. 최근 3년간의 통계를 살펴보면 전세대출 금리는 주담대 금리보다 줄곧 낮았다가 레고랜드 사태로 금리가 가파르게 올랐던 2022년 11월부터 5개월간 역전된 바 있다. 이후 다시 주담대 금리가 전세대출보다 높게 유지됐으나 지난해 말부터 다시 역전됐다.

금리의 구성을 살펴보면 대출 금리의 기본이 되는 기준금리는 4대 은행이 모두 전세대출이 더 낮았다. 하지만 가산금리가 더 붙거나 금리가 감면되는 우대금리가 낮게 책정되면서 전세대출이 주담대보다 금리가 높게 형성됐다. 지난 5월 취급된 대출 평균 금리를 보면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전세대출 금리가 주담대보다 각각 0.37%P, 0.28%P 높았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수도권 전세가율이 61.6%로 10개월 연속 상승하는 등 전세가격이 오르고, 금리도 주담대보다 더 높은 현상이 이어지면서 전세수요가 매매수요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세대출을 받을 바에 주담대를 받아 집을 사겠다는 심리다. 실제 올해 4대 은행의 주담대는 17조3700억원(6월말 기준)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전세대출은 2조4900억원 감소했다.

은행에서 보증회사의 보증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전세대출은 가장 안전한 대출로 꼽힌다. LGD(부도시 손실률)가 0%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담보물이 확실한 아파트 주담대보다 전세대출의 건전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 이런 상황에서 전세대출 금리가 주담대보다 높을 이유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전세대출은 서민·실수요자의 주거 안정과도 밀접하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시장금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정형 주담대 금리가 낮은 게 금리 역전의 원인으로 본다. 연초 금융당국이 유도한 금리 경쟁과 시장금리 하락이 겹치면서 주담대 금리가 역마진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오는 15일 신한은행이 고정형 주담대 금리 인상(0.05%P)을 계획하는 등 최근 은행권은 주담대 금리를 올리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전세대출 금리가 높기보다는 주담대 금리가 낮게 형성된 것도 있다"며 "현재 부동산 분위기에서는 전세대출보다 주담대로 집을 사는 게 유리하다는 심리도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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