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장이 대세"…국장 탈출 개미들, '이 주식' 모았더니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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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0. 오전 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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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2024 상반기 개미 주식리포트(上)
[편집자주] -1.14%. 2024년 상반기 국내 증시에 투자한 개인의 평균 수익률이다. 연초 대비 코스피지수는 소폭 올랐지만 개인 투자자 대부분은 매수한 종목이 약세를 이어가며 손실을 봤다. 다만 평균 수익률은 종목·자산·연령별 성과 차이가 있었다. 머니투데이가 개인투자자의 주식투자 성적표를 구체적으로 분석했다.



"샀다 하면 주가 쭉쭉 빠져"…동학개미 상반기 '처참한 성적'


올해 상반기 국내 주식 개인 투자자 평균 수익률.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

코스피 지수는 지난 연말 2655.28에서 올 6월말 2797.82로 5.37% 올랐다. 7월 들어서도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2800선을 뚫은 코스피는 현재 290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서머랠리의 열기를 한껏 즐기고 있으나 유독 개인 투자자들의 표정은 냉랭하다.

올해 상반기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처참한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반년간의 수익률은 마이너스(-) 1%대로 코스피 상승률은 커녕 은행 예금금리도 밑돈다. 반등을 기대했던 성장주는 지하층 밑의 지하층을 보여주며 투자자들을 울렸고 개인들이 선호하는 2차전지 기업들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면치 못했다.

8일 머니투데이가 NH투자증권에 의뢰해 개인투자자 289만1697명(332만여계좌)의 올해 상반기 투자 현황 및 성과를 분석한 결과 국내 주식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1.14%로 집계됐다. 코스피 상승률(5.36%)에는 한참 못 미쳤고 대표적인 원금보장 상품인 예금은행의 저축성수신금리(지난 5월 기준 3.55%)과도 큰 차이를 보였다. 다만 코스닥 변동률(-3.01%)보다는 상황이 나았다.

모든 연령대에서 손실률은 비슷하게 나타났다. 19세 이하 투자자의 평균 수익률이 1%로 가장 높은 동시에 유일한 수익권이었고, 20대(-0.37%), 30대(-0.42%), 60세 이상(-1.18%), 40대(-1.58%), 50대(-2.21%)순으로 손실이 커졌다. 지난해 2차전지 랠리에 올라탄 영향으로 개인 투자자 평균 수익률이 14.65%로 나타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1위 종목은 네이버(NAVER)였다. 대표 성장주인 네이버는 인터넷 업종의 최선호주로 꼽히면서 인공지능(AI) 랠리의 최대 수혜주가 될 것으로 관측됐다. 올해 초만 해도 주가는 23만원대로, 2021년 7월(46만5000원)에 비해 대폭 낮아져 저점을 찍었다는 기대감도 있었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의 예상과 다르게 주가는 16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올해도 개인의 2차전지 사랑은 이어졌다. 코스피시장의 2차전지 대장주인 삼성SDI, LG화학, POSCO홀딩스를 비롯해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등도 일부 연령대에서 순매수 상위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종목은 모두 연초 대비 부진했다. 엔켐은 올해 초 8만원대였다가 지난 4월 39만4500원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유일하게 개인의 이차전지 순매수 상위 종목 중 눈에 띄는 수익을 냈다.

이외에도 대표적인 엔터주인 JYP엔터(JYP Ent.)도 전연령대에서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랐다. 개인의 수익률을 올려준 건 랠리를 이어간 미국 증시 관련 종목으로,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 5위에 TIGER 미국S&P500가, 8위에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가 이름을 올렸다. 두 종목의 주가는 올해 들어 지난 6월28일까지 각각 22%대, 8%대씩 올랐다.

올해 상반기 개인투자자 연령대별 국내 주식 수익률.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증권가에서는 상당수 개인 투자자가 국내에서 해외로 옮겨갔다고 본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올해 개인 투자자의 해외 주식 순매수는 약 9조5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국내 시장 매도 자금 대부분이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투자로 갔다"라며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약 22조원을 순매수해 개인과 기관의 매도를 모두 받아준 셈"이라고 했다.

올해 상반기 개인 투자자의 움직임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있었다. 먼저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 비중이 줄고 순매도 규모가 늘었다. 한국거래소 통계에 따르면 상반기 코스피와 코스닥 거래대금에서 개인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62.1%였다. 전년 동기 대비 6%대 줄었다. 코스피시장에서의 순매도 규모도 전년 동기와 비교해 3조원 이상 늘어난 13조4395억원이었다.

개인이 떠나자 증시의 흐름도 달라졌다. 지난해에는 개인 투자자가 과감하게 순매수한 2차전지 업종이 랠리를 펼치면서 증시 강세를 이끄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는 개인이 순매수한 인터넷, 엔터, 2차전지 업종이 약세를 나타냈고, 외국인이 순매수한 반도체주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가 기대되는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가 크게 오르면서 증시를 주도했다.

증시 자체의 쏠림 현상도 개인의 수익률을 낮추는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에는 2차전지 업종에서 어떤 종목을 사도 다 오르는 장세였다면 올해는 종목별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라며 "반도체에서도 HBM(고대역폭메모리) 관련주만 오르는 등 같은 업종에서도 종목별로 수익률이 달랐다. 그만큼 개인 투자자가 적응하기가 더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진작 국장 탈출할걸…서학개미, 엔비디아·테슬라 담고 10% 수익


NH투자증권 개인투자자 해외주식 수익률/그래픽=김지영
상반기 국내주식 투자자들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으나 해외주식 투자자들은 오히려 10%에 가까운 수익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 "미장(미국 주식시장)이 대세"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8일 머니투데이가 NH투자증권에 의뢰해 개인투자자 289만1697명의 올해 상반기 투자현황 및 성과를 분석한 결과 국내주식투자 평균 수익률은 -1.15%였지만 해외주식투자 평균 수익률은 9.18%로 집계됐다.

전체 자산에서 주식을 사고판 비율인 회전율은 국내주식(42.18%)대비 해외주식이 29.55%로 낮은 경향을 보였다.

연령별로는 19세미만 투자자의 해외주식투자 수익률이 11.66%로 가장 높았고, 20대가 10.30%로 뒤를 이었다. 30대는 9.75%, 40대 8.02%였으며, 50대와 60대 이상은 7%대의 해외주식투자 수익률을 보였다.

자산구간별로는 5억원이상에서 10억원미만의 수익률이 12.48%로 가장 좋았다. 이어 10억원 이상이 11.94%, 1억원이상 5억원미만이 11.20%, 2000만원이상 1억원미만이 10.86%, 500백만원이상 2000만원미만이 9.86%였다.

NH투자증권 개인투자자 해외주식 순매수 순위/그래픽=윤선정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해외주식 종목은 1위가 테슬라(1735억원 순매수)였다. 2위는 비슷한 규모(1681억원)의 엔비디아였다. 3위는 아이쉐어즈 미국채 20년물 ETF(상장지수펀드)로 638억원 순매수됐다. 다만, 아이쉐어즈 미국채 20년물 ETF는 최근 주가가 떨어져 투자자 일부가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주식 순매수 4위는 마이크로소프트(519억원)였고, 엔비디아 ETF 등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테슬라와 엔비디아가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양대산맥이라는 점이 더욱 부각된 올해 상반기였다는 평가다.

성별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남성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1위 종목은 테슬라였고, 여성 개인투자자들은 엔비디아였다. 아울러 연령대별 해외주식 순매수 1위 종목은 19세 미만과 50대 60대는 엔비디아였다. 20대와 30대, 40대는 테슬라가 1위였다.

자산구간별로 살펴보면 △500만원이상 2000만원이하 엔비디아 △2000만원 이상 1억원미만 테슬라 △1억원이상 5억원미만 테슬라 △2억5000만원이상 10억원미만 아이쉐어 미국채 20년물 ETF △10억원 이상은 SMC(슈퍼마이크로컴퓨터)로 조사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실제 수익률면에서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에는 서학개미들이 주목을 받았던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국내시장도 상승 가능성이 있어 균형잡힌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빨리 돈 벌자" 부지런히 주식 투자한 엄마아빠…"수익률은 왜 이래"


올해 상반기 연령대별 국내주식투자 평균 수익률/그래픽=윤선정
올해 상반기 국내주식투자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연령대는 19세 미만 투자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다른 연령대는 모두 손실을 봤지만 19세 미만 투자자만 유일하게 수익을 거뒀다. 미성년 투자자는 직접 주도적으로 투자하기보다, 부모가 대신 골라준 주식을 담는 경우가 많은데 성장성보단 안정성을 중시한 종목이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8일 머니투데이가 NH투자증권에 의뢰해 개인투자자 289만1697명의 올해 상반기 투자현황 및 성과를 분석한 결과 국내주식투자 평균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연령대는 19세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평균 수익률은 1%로 전체 평균 -1.1%보다 높았다.

미성년 투자자와 달리 '어른' 투자자의 수익률은 마이너스에 머물렀다. 연령대별 국내주식투자 수익률은 △20대 -0.3% △30대 -0.4% △40대 -1.5% △50대 -2.2% △60대 이상 -1.1% 등이었다. 전체 자산에서 주식을 사고판 비율인 회전율은 19세 미만이 26%로 가장 낮았고, 50대는 46%로 가장 높았다.

◇미성년 투자자, TIGER 미국S&P500으로 수익률 1등

올해 상반기 19세 미만 투자자 국내 주식 순매수·순매도 금액 상위 종목/그래픽=윤선정
19세 미만 투자자가 금액 기준으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NAVER(네이버·상반기 주가 변동률 -26%)였다. 상반기 순매수액이 28억9500만원에 달한다.

미국 기술주 위주로 구성된 ETF(상장지수펀드)가 양호한 수익률을 나타내면서 TIGER 미국S&P500(21%), KODEX 미국S&P500TR(22%)도 순매수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함께 국민 배당주로 불리는 맥쿼리인프라(-1%)는 상위 5위였다.

POSCO홀딩스(-25%), 삼성SDI(-24%), 에코프로비엠(-35%), 에코프로(-29%) 등 상반기 큰 폭으로 하락한 이차전지주도 상위권에 올랐으나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아, ETF 상품 투자 등으로 손실을 만회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내 대표 반도체주인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 SK하이닉스와 생성형 AI(인공지능) 관련주 에스피소프트, 이차전지주 엔켐 등은 순매도했다.

◇성장주·엔터주·이차전지주 골고루 담았던 50대, 수익률 꼴찌

올해 상반기 50대 투자자 국내주식 순매수·순매도 상위 종목/그래픽=윤선정
평균 수익률이 가장 낮은 연령대는 50대였다. 이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역시 네이버로, 금액은 858억원에 이른다.

순매수 금액 순위순으로 보면 포스코홀딩스, 삼성SDI, LG화학, 엔켐, LG에너지솔루션, JYP엔터테인먼트(JYP Ent.), HLB, 에코프로비엠 등으로 성장주와 이차전지주, 엔터주, 바이오주를 골고루 담았다. 이들 종목의 주가는 대체로 크게 하락했으나, 엔켐(상반기 주가 변동률 176%)과 HLB(75%)에서 수익을 봤다.

50대 개인투자자들은 한국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권마다 달라지는 자본시장 정책에 대한 불신이 반영됐거나, 빠른 시일 내에 수익을 거두기 위해 성장주 위주로 투자한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로 밸류업 관련주로 꼽히며 상반기 증시를 이끌었던 삼성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 등은 내다 팔았다.

20대와 30대 투자자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하고 주로 TIGER 미국S&P500,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TIGER 미국나스닥100 등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ETF 종목에 집중했다. 이외에도 네이버 주식을 많이 사들였는데, 주가가 내려갈 때마다 저점매수 기회로 판단하고 물타기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들이 챗GPT의 등장으로 AI 주도권이 넘어갔다고 보고 네이버를 계속 판 것과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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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법조팀, 사건팀을 거쳐 증권부에 있습니다. 매주 [자오자오 차이나]를 연재합니다. 제보는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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