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년역사 운용사, "밸류업 프로그램 옳아"…조세제도 가장 큰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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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9. 오후 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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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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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년 역사를 가진 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이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프랭클린템플턴은 한국이 혁신적인 글로벌 기업을 많이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신흥국 시장 대비 가장 낮은 기업가치에 거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리아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는 취약한 기업 지배구조와 소액투자자에 대한 부당한 대우 등에서 비롯했다고 진단했다. 정당한 경제적 지분 없이 상호 출자 및 가족 지배를 특징으로 하는 한국의 재벌 구조도 한국 기업의 밸류에이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봤다.

프랭클린템플턴은 한국 기업 가치가 저평가됐다는 근거로 MSCI(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 한국 지수를 들었다. 10년 평균 MSCI 한국 지수 PER(주가수익비율)은 12.8배, PBR(주가순자산비율)은 1.1배로 MSCI 신흥시장 지수의 PER과 PBR 평균인 13.9배, 1.6배에 미치지 못한다.

프랭클린템플턴은 한국 정부가 코리아디스카운트에 제동을 걸고자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고 분석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목표 설정, 세제 혜택 등으로 기업의 주식 가치를 높이는 프로그램이다.

프랭클린템플턴은 한국의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 배당소득세와 최근 논의되고 있는 금융투자소득세 등 현행 조세 제도를 꼽았다. 현행법상 2000만원 이하의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되고, 배당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하면 49.5%의 세율이 적용된다. 이는 배당세가 없는 싱가포르, 대만 등 주변 국가와 대조된다. 대주주에 대한 높은 수준의 배당세는 대주주로 하여금 배당금 확대를 주장할 동기를 부여하지 못한다.

프랭클린템플턴은 밸류업 프로그램은 한국시장이 올바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증표라고 평가하면서도, 프로그램의 자발성과 세제 개편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으로 가시적 성과를 보기까지는 어느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창업주 일가가 낮은 지분율에도 불구하고 재벌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 역시 문제점으로 꼽았다.

한국거래소가 오는 9월까지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출시하고 4분기 중 관련 ETF(상장지수펀드)를 상장할 계획이라는 점에 대해 프랭클린템플턴은 기업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긍정적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프랭클린템플턴은 밸류업 프로그램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 정치적 환경의 변화도 필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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