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전 부사장은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형인 조현준 효성 회장, 동생인 조현문 HS효성 부회장에 전달한 세 가지 요구사항을 밝혔다. 효성그룹 비상장사 주식 정리를 통한 계열분리, 상속재산의 공익재단 출연을 위한 공동상속인의 동의, 형제 간 갈등 종결이다.
조 전 부사장은 "효성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것을 가장 희망한다"며 "지분 정리에 형제와 효성이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가 효성 특수관계인으로 묶이지 않고, 3형제가 독립경영에 나서는 것도 선친의 유훈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형제가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사 3곳의 지분을 정리하자는 의미라는 것이 조 전 부사장 측 설명이다. 비상장사 지분 처리가 상대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이같은 요구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전 부사장은 "회사를 나눠달라는 것이 아니고, 공정거래법상 계열분리 여건을 충족해달라는 의미"라며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효성그룹 경영권에는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형제에 상속재산의 공익재단 출연에 대해 동의해줄 것도 요구했다. 조 전 부사장은 "상속재산 전액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며 "공동상속인들이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상속재단을 공익재단에 출연할 때, 공동상속인이 동의하고 협조해야 세금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그만큼 공익재단 출연금이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조 전 부사장의 상속재산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조 전 부사장은 이날도 "유언장의 입수, 형식, 내용 등 여러 측면에서 불분명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상당한 확인 및 검토가 필요하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유산상속 절차는 확인을 요청한 내용에 대한 답변을 들은 후 확정한다는 입장이다.
재판으로 격화한 형제 간 갈등 종결도 요청했다. 현재 조 전 부사장은 2013년 조 명예회장과 조 회장을 상대로 검찰에 비리를 고발하겠다고 강요하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제가 받고 있는 재판과 관련해 많은 진실 왜곡이 일어나는데 중지돼야 한다"며 "선친의 유지를 받들어 지금까지 벌어진 형제 간 갈등을 종결하고 화해하고 싶다"고 했다.
이 요구사항들은 조 회장, 조 부회장 측에도 전달했지만, 조 전 부사장은 아직 이렇다할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조 전 부사장은 "한 달이 다 돼도록 공식적인 답변이 없다"며 "만약 형제와 효성이 제 진심어린 요청을 거절하거나, 명확히 답을 안하면서 시간을 끈다면 어쩔 수 없이 제 모든 법적권리를 포함해 제 길을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바른의 김재호 대표변호사는 "유류분 소송 등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나눠서 검토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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