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찾은 유인촌 장관 "기생충-오징어게임 이을 슈퍼IP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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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6.28. 오전 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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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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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에 완공한 뉴욕한국문화원 개소식 특파원단 간담회 "한국이 만든 웹툰, 아카데미상 같은 어워드 선점해야"
(서울=뉴스1)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5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 국립아트센터에서 열린 한국-캐나다 상호문화교류의 해 개막공연 사전 리셉션에서 축사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2024.6.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이 15년 만에 건립된 뉴욕한국문화원 개소식에 참석해 건물명을 '코리아센터'로 바꿔 한국을 알릴 문화적 전초기지로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유 장관은 27일(현지시간) 개소식 전 특파원 간담회를 갖고 "한국문화원 건립은 15년 전 첫번째 장관 임기에 부지계약을 직접 체결해 시작했는데 (완공 개원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시작과 마무리를 도맡게 돼 감동적"이라며 "뉴욕은 다양한 문화가 모여서 산업적 성장하는 도시로 앞으로 이 문화원을 '코리아센터'로 개명해 우리 문화를 더 알리고. 새로운 문화들의 충돌로 창조적인 역할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맨해튼 미드타운 32번가에 위치한 뉴욕한국문화원은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유인촌 장관이 문체부 장관으로 첫번째 임기 시절에 부지를 마련해 건립사업을 시작했다. 부지는 15년 전에 매입했지만 그동안 차기 정부의 지원이 미비하고, 뉴욕시의 인허가 절차 문제와 현지 공사업체 선정, 예산 지원 문제 등이 겹치면서 완공과 개소에는 예상치 못한 기간이 소요됐다.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로 건립된 뉴욕한국문화원에는 문화원 뿐만 아니라 관광공사와 콘텐츠진흥원이 함께 입주했다.

유인촌 장관은 "뉴욕은 문화 소비의 도시로 현지에 함께 진출한 한국 기관들이 같이 연관돼 잘 사업을 만들어 꾸려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관광 콘텐츠 문화가 협력의 구심점이 될 것이고, 독립 공연장을 통해 다양한 클래식이나 전통 음악, 영화 등을 뉴요커들에게 알릴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 장관은 수출산업이나 관광산업으로서의 문화 역할에 대해 "취임 이후 공무원들에게 어떤 상품이든 관광 상품화 하자고 독려하고 있다"며 "예컨대 통영음악제의 경우에도 일본과 중국 클래식 팬들을 배려해 1년 전 티켓을 오픈하고, 프로그램을 미리 치밀하게 기획해 여행 상품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구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장관은 예술과 관광 콘텐츠의 결합과 관련해 "가만히 그냥 놔둔다면 다른 나라에 뺏길 수도 있기 때문에 연말쯤에 한국이 종주국인 '웹툰'의 경우 글로벌 어워드를 개최해 아카데미 수준의 시상식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웹툰 상 만들려면 서울시에서 직접 지원하고 활발히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유 장관의 뉴욕 방문일에 네이버가 만든 웹툰엔터테인먼트가 나스닥 시장에서 기업공개(IPO)에 성공해 데뷔했다.

공적 문화홍보 영역의 예산부족과 관련해 유인촌 장관은 "예산도 물론 중요하지만 굽립미술관이나 국악완, 국립극장 등이 각자 고유한 예산을 갖고 있다"며 "그런 부분을 협업하게 하고, 해외문화 홍보원과 외신과의 관계, 국제적 교류실에서 전시나 공연 문제를 합리적으로 조율한다면 프로그램을 훨씬 다양하게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문화예술 지원과 관련한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도 "사실 이 부분은 정부가 앞장선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며 "문화 외교 문제에 있어서는 공무원 신분보다 민간 예술인 신분이 상대방 정부의 경계를 받지 않고 원활히 소통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만약 정부가 골프선수를 키웠다면 LPGA에서 우리 선수들이 우승을 그렇게나 많이 할 수 있었겠느냐"며 "사실 밑받침은 해주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쉽지 않지만 이미 성장한 후에는 정부의 역할이 불편할 수도 있다"고 소신을 얘기했다.

유인촌 장관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문화예술 지원의 마중물 사례로 언급했다. 유 장관은 "이제 막 시작하는 젊은 청년이나 자립할 수 없는 분야가 있다"며 "한예종을 만든 건 순수예술이 자립할 수 없기에 국가가 예산을 들여 인재들을 키워냈던 것이고, 그것은 순수에술이나 실험영화, 독립영화 등이 흥행목적이 아니고 끊임없이 창작 욕구를 자극하며 누구의 간섭도 없이. 도전해보라는 차원의 국가 지원이었다"고 설명했다.

뉴욕에서 불고 있는 K컬처의 인기에 대해선 "최근 한국의 위상이 많이 달라졌고, 한국이라고 얘기하면 외국인들이 대단한 호감을 보인다"며 "한글을 가르치는 세종학당이 전세계에 250여곳 있는데 거의 매진이라 요즘에는 문화 콘텐츠를 아예 번역하지 말고 알리자는 애기도 나온다"고 전했다. 우리말 그대로를 살려 외국인들이 해석하게 하는 것이 우리말과 글을 더 알리는 방책이라는 의미다.

유인촌 장관은 "2012년 강남스타일이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시작했고 K팝이 세계적인 팬덤을 불러왔지만 아직 K컬처가 전세계적으로 활짝 피진 못했다"며 "더 높게 날기 위해 워킹그룹을 만들어 정부는 새로운 환경 변화에 발맞춘 저작권법 등에 기초한 지원정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생충과 오징어게임이 한국을 많이 알렸지만 더 견고하게 한류가 확장하려면 슈퍼 IP(지적재산권) 콘텐츠가 필요하다"며 "규제를 많이 없애 창작자들이 더 도전하게 해줘야하고, 움츠러든 기업 지원과 재정 지원 제도를 육성해 새로운 문화를 더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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