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공갈범에 전달된 3.5억 출처 논란…증인 불출석에 재판 공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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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5. 오전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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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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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스1) 장수영 기자 = 배우 故 이선균에게 협박해 5천만 원을 받은 박모씨가 28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12.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인천=뉴스1) 장수영 기자

배우 이선균을 공갈·협박한 이들에게 전달된 3억5000만원의 출처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7일 인천지법에서 열렸던 유흥업소 실장 김모(29·여)씨와 전직 영화배우 박모(28·여)씨에 대한 공갈 등 혐의 형사재판에서 돈의 출처가 처음 거론됐다.

검찰은 이선균 소속사인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이하 호두)가 김씨와 박씨에게 각각 직접 돈을 전달했던 강모(47·남)씨에게 계좌이체로 보냈다는 거래내역을 제출받았다고 이날 재판부에 처음 밝혔다. 증인으로 소환됐던 강씨가 이날까지 두차례 불출석하면서 재판이 공전되자 재판장은 강씨의 재소환 여부에 대해 검찰과 변호인들 의견을 물었다. 그러자 검찰은 3억5000만원의 출처에 대해선 소속사인 호두가 검찰에 별도로 '예금거래 실적서' 제출을 통해 해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재판장은 거래내역을 김씨 측 변호인들에게도 보여주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내역을 확인한 변호인들은 "이 실적서만으론 확인이 어렵다. 지난해 10월 17일과 23일 두차례에 걸쳐 3억5000만원이 이체됐다고 돼 있는데 실제로 전달된 건 지난해 9월 20일과 10월 17일이어서 시기가 맞지 않는다"며 "강씨가 출석해야 돈의 출처를 제대로 확인해 볼 수 있을 거 같으니 재소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들이 돈의 출처를 소속사로 인식할 수 없었고 오히려 강씨가 피고인들에겐 본인 돈이라고 했었는데 그런 부분을 확인해야한다. 이선균씨 돈을 받은 사실이 없고 강씨가 주는 돈이라고 해서 받았다는게 피고인 김씨 입장이다"라고 설명했다. 변호인 설명을 듣고 재판장은 강씨를 재소환하기로 결정했고 세번째도 불출석 할 경우엔 과태료 처분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김씨의 '공갈혐의' 입증에 중요한 증거인 이유


법률전문가들에 따르면 공갈혐의를 받는 김씨와 박씨에게 전달된 돈의 출처는 법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특히 김씨는 이선균을 상대로 공갈·협박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서다. 김씨는 이선균과 술집에서 처음 알게됐지만 오랜 기간 사적으로 만나던 사이였다며, 3억원도 강씨가 해킹협박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해킹범에게 전달하라고 준 강씨 소유의 돈이라고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김씨가 소속사나 이선균의 돈이라는 인식이 없었다면 김씨의 공갈혐의를 입증하는 게 쉽지 않게 된다.

한편 이선균의 지인으로 알려진 강씨는 지난해 사건이 벌어졌던 때, 김씨에게 3억원을 박씨에게 5000만원을 서울 청담동 한 장어구이 식당에서 직접 건넸던 인물이다. 김씨가 이선균에게 해킹범으로부터 협박을 당하고 있다고 실토하자, 이선균은 김씨와 연락을 끊고 강씨를 통해서만 연락하도록 했다고 전해진다. 김씨·박씨와 연락을 하고 돈의 액수를 협상하거나 정한 것도 강씨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정으로 강씨는 구속기소된 피고인 2명외에 사건의 실체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이선균 지인으로 알려진 사업가 강모씨가 공갈범 박모씨와 카카오톡으로 대화한 내용. 2023년 10월 17일 강씨가 서울 청담동의 한 식당에서 현금 5000만원을 박씨에게 전달한 뒤, 박씨가 가상의 인물을 설정해 별도의 실제 협박범이 천안소재 공사장으로 와서 돈을 전달하라고 한 것처럼 대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강씨는 지난달과 이번달 17일 두차례나 증인소환에 불응했다. 강씨는 두차례 모두 해외출장을 이유로 불출석사유서를 냈고, 그의 불출석으로 재판 진행이 제대로 되지 않고 공전되고 있다.


중요 증인 연예계 마당발 강씨 불출석..왜?


연예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강씨는 이선균 뿐 아니라 소속사인 호두 소속 다른 유명 배우와도 친분이 깊고, 해당 배우 부부 그리고 대기업 회장 부부 등과 동반 골프모임을 하는 등 연예계와 재계에 발이 넓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강씨는 이선균을 김씨가 일하던 술집에 처음 데려간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단골로 다니던 술집에서 유 마담(실제이름은 전OO, 중국국적)에게 이선균을 처음 소개했고, 유 마담은 이선균을 손님으로 몇차례 만난 뒤엔 자신의 밑에서 일하던 실장 김씨가 이선균을 응대하도록 했다고 전해진다. 단골이던 강씨는 유 마담은 물론이고 김씨와도 아는 사이였다. 강씨는 유명 가수와 배우 등 연예인들 그리고 연예기획사들과 함께 지적재산권(IP)를 활용한 사업도 하고 있어, 업계에선 잘 알려진 인물이다.

서울 청담동의 한 장어구이 전문 식당. 이곳 주차장에서 이선균 지인으로 알려진 강모씨가 공갈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유흥업소 실장 김모씨에게 3억원을 지난해 9월 20일 전달했고, 한달 여 뒤 10월 17일 실제 공갈범이었던 박모씨에게도 5000만원을 같은 장소에서 전달했다. 박씨가 돈을 받으러 도착한 상황은 식당 CCTV에 그대로 찍혔고 이 사진은 디스패치 등에 의해 보도된 바 있다. 사건 이후 경찰은 해당 식당을 찾아 CCTV 녹화파일을 요구해 받아갔던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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