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누르자 중국 '테슬라 상장 요건' 가동…적자 내도 커촹반 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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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6.20. 오후 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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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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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중국판 나스닥에 '테슬라 상장 요건'을 적용한다. 적자 기업이라도 기술력과 성장성이 입증된 기업은 상장을 허용하겠다는 것인데, 미국 제재에 맞서기 위해 기술 기업 육성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루지아쭈이 포럼에서 발표하는 우칭 CSRC 주석 /사진=중국 인터넷
20일 중국의 21세기경제보도, 차이신 등은 전날 중국 상하이에서 개막한 루지아쭈이 포럼에서 우칭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 주석이 커촹반(科創板) 육성을 위한 '8개 조치'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8개 조치'는 커촹반의 과학기술 특징을 강조하고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스톡옵션, 거래 등 방면의 개선방안을 포함한다.

8개 조치 중 가장 주목받은 내용은 '테슬라 상장 요건' 도입으로 우칭 CSRC 주석은 적자 기업이라도 핵심 기술력을 보유하고 시장 잠재력이 크며 혁신성이 돋보이는 기술 기업은 커촹반 상장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커촹반은 2018년 미중 무역전쟁 발발 이후 시진핑 중국 주석의 지시로 2019년 7월 상하이거래소에 개설된 기술·벤처기업 전용 증시다.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 SMIC가 커촹반 상장으로 532억위안(약 10조원)을 조달하는 등 중국 기술기업의 자금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번 커촹반 육성방안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일본과 네덜란드에 중국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인공지능(AI) 칩 개발을 막기 위한 추가규제를 요구할 것이라는 미국 블룸버그통신의 보도에 이어 곧바로 나온 것이다. 자국 기술기업 육성으로 미국의 제재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8개 조치'는 기술기업의 인수합병(M&A)을 촉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상장 기술 기업이 첨단 비상장 기업을 인수합병해서 몸집을 불릴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중국 투자은행 관계자는 "이번 8개 조치는 적자 기업을 대한 포용도를 높이고 기관투자자가 가격 결정력을 향상시키도록 압박하면서 인수합병과 구조조정을 활성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본시장의 실물 경제에 대한 기여를 강조하면서 신품질 생산력을 본격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해 9월부터 내세운 '신품질 생산력(新質生産力)'을 위해 자본시장도 나서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국의 신품질 생산력은 미국 제재에 맞서 과학기술 혁신을 통한 첨단 산업 육성으로 경제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슬로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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