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 리스크' 논란 SBS미디어넷 "보복성 대기발령"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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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5.01.03. 오후 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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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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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 목표치 미달할 경우 대기발령 및 구조조정 예고…현실화 조짐에 내부 우려 높아져
▲SBS미디어넷 홈페이지 갈무리
SBS 스포츠·골프·비즈(Biz) 등 채널을 운영하는 SBS미디어넷이 연초부터 보복성 인사 논란을 불렀다. 지난해 구조조정 가능성을 시사하며 희망퇴직을 압박했던 사측이 목표치를 채우지 못하자 일부 직원을 부당하게 대기발령했다는 내부 반발이 나왔다.

SBS미디어넷은 지난해 연말, 올해 1월1일자 기구조직 개편 및 인사발령을 통해 직원 3명을 대기발령했다. 각각 보도, 콘텐츠 제작 및 사업 관련 부서 소속이었던 직원들은 '인사팀부 대기' 명령을 받았다. 이들 중 2명이 조합원으로 속한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미디어넷지부(이하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인사 발령을 앞두고 노조에 대상 직원에 대한 업무 조정과 성과 등을 언급했을 뿐, 당사자에게 아무런 통보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기발령에는 임금 15% 삭감이 수반된다.

노조는 이번 대기발령이 지난해부터 이어진 사측의 퇴직 압박 연장선에 있는 "불법적 대기발령"이라 주장하면서 향후 경영진이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업무를 조정하고 대기발령 카드를 꺼내서 직원들의 고용을 위협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노조는 2일 관련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3일 사측에 대기발령 절차와 근거 자료 등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2022년 12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SBS미디어넷은 2023년 영업손실 151억 원, 당기순손실 54억 원을 기록했다. 사측은 지난해 11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며 35세 이상 정직원 대상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조재룡 SBS미디어넷 대표는 "희망퇴직 실행 후에도 회사 측 적정 인력규모에 이르지 못하면 회사가 정한 규모에 맞춰 조직 및 인력 재배치를 시행하겠다"며 "담당 직무가 없어지거나 자기 몫의 성과를 내지 못한다고 판단되는 인력에 대해서는 대기발령 또는 기존 사업·직무와 관련 없는 조직으로의 편제 등 강력한 인력 및 조직 구조 개편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인위적 구조조정" 검토 가능성도 언급했다.

당시 사측은 전체 구성원 20%에 달하는 50명 감축을 목표치로 세웠다고 알려졌는데, 이후 희망퇴직자(14명) 포함 16명이 SBS미디어넷을 떠났다. 적지 않은 규모의 퇴사가 이뤄졌지만 사측 목표치에는 미치지 못했고, 신년 인사에서 대기발령이 현실화했다.

노조는 작금의 상황이 '태영건설 살리기'에서 시작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련 성명에서 이들은 "(SBS미디어넷은) 2022년까지 1200억 원 이상의 현금유보금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회사인 태영건설의 위기 속에 800억 이상의 유보금이 대주주 지원을 위해 사용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23년의 꾸준한 영업흑자에도 불구하고 최근 2년의 단기적인 영업 손실만으로 SBS미디어넷을 만성적인 적자 구조의 회사라고 매도하며 인건비 절감을 위해 직원들을 제일 먼저 자르겠다고 선언하는 SBS미디어넷의 경영진을 직원들은 뭘 믿고 따라야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SBS의 창업정신도 없고, 직원들을 위한 조금의 배려도 없는 경영 판단이 SBS미디어넷 경영진의 독단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뒤에는 무너진 그룹 경영을 빠르게 회복시키고 싶은 태영건설 창업주의 조급함과 자회사 중 규모가 큰 SBS미디어넷을 시험 삼아 미디어 부문을 재편하고 싶은 티와이(TY) 홀딩스 경영진의 의도가 반영되어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여러 경영적 리스크와 노사 갈등의 비용은 SBS미디어넷뿐만이 아니라 SBS미디어그룹의 오너를 포함한 전 미디어그룹의 경영진도 함께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번 대기발령의 불법성을 인정 받기 위한 노동위원회 제소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SBS미디어넷 사측은 관련 취재에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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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저널리즘팀 노지민 기자입니다. 대통령실과 언론의 접점, 공영방송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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