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국힘, 당의 미래가 탄핵 반대 집회로 가선 안 돼”
중앙일보 대기자 “尹, 머슴이 스스로를 황제로 착각하고 친위 쿠데타를 일으켜”
양상훈 조선일보 주필은 2일 <이재명 막겠다는 국힘, 다 빗나가는 이유> 칼럼에서 "'계엄'이란 것은 어두웠던 역사의 유물로 박물관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생각했던, 우리는 그 수준은 오래전에 졸업했다고 알고 있던, 그래서 계엄이란 용어조차 잊고 살던 한국 사람들에게 느닷없이 들이민 '비상계엄'이라는 사태는 황당하고 어이없고 창피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몹시 위험했다"며 "그날 밤에 국회에서 즉시 계엄이 해제되지 않았다면 다음 날부터 벌어졌을 사태는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 무엇보다 유혈 사태가 없었겠나. 아찔할 따름"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 표결 당시 반대 당론을 정해선 안 됐었다고 강조했다. 양상훈 주필은 "계엄 해제는 해야 했지만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은 다른 문제일 수 있었다"면서도 "국힘은 탄핵소추 표결엔 당론 없이 의원 개인의 양심과 판단에 따라 투표하게 했어야 한다. 하지만 탄핵에 당론으로 반대했다. 당시 탄핵 여론이 반대 여론의 두 배가 넘었다. 모든 것을 여론으로 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두 배 많은 국민의 뜻을 정당이 거스를 때는 분명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 국힘 누구도 그 명분이 무엇인지 말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양 주필은 "국힘은 공석인 헌법재판관 임명도 반대했다. 이렇게 탄핵 재판에 흠결을 만들면 설사 탄핵이 기각되더라도 엄청난 사회적 후폭풍이 불 수밖에 없다. 헌법재판관 임명을 막아 무작정 시간을 끌어보자는 것밖에 없었다. 그로 인한 정치·사회·외교적 불확실성에 대한 책임감은 보이지 않았다. 국힘은 김건희 특검법도 거부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김 여사 문제로 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토록 국민의 의혹이 큰데 거부만 하면서 정당이 어떻게 유권자들을 설득하나. 이런 당이 새 지도부를 세웠는데 '도로 친윤당'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12월 3일 그날 밤 이후 국힘은 단추를 끼울 때마다 잘못되고 있다. 계엄은 해제됐고, 탄핵소추는 의결됐으며, 헌법재판관은 임명됐고, 새 지도부는 국민에게 아무 감명도 주지 못했다. 결국 김건희 특검법도 통과될 것"이라며 "그러나 잘못된 첫 단추를 계속 끼워 내려가면 그 끝은 자명하다. 정공법이 아닌 꼼수로 조기 대선과 이재명 당선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란 것이다. 정당은 죽었다가도 살아난다. 그게 정치다. 얕은 계산으로는 안 된다. 더 죽을 뿐이다. 다 내려놓고 큰길로 나아가야 한다. 이재명 대표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당내에 이 대표를 이길 수 있는 좋은 대선 후보들이 있다. 이들을 믿어야 하고 이들에게 명분을 줘야 한다. 윤 대통령과 반대로 사람을 내치지 말고 모아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2일 박훈상 동아일보 정치부 차장도 <정치 변방에 몰린 국민의힘 민심의 중앙값을 찾을 때다> 칼럼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K1 기관총 등으로 무장한 공수부대가 창문을 깨고 국회 본관에 진입하는 모습이 생중계됐는데 무죄추정 원칙만 앞세워 '대통령 감싸기'에만 골똘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수도권 5선 중진인 윤상현 의원은 최근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찾아가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막아내지 못했다'며 사죄의 큰절을 올렸다. 동아일보 여론조사에서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돼야 한다는 응답이 70.4%였다. 기각돼야 한다는 답은 25.4%"라며 "국민의힘이 수권 정당으로 역할을 하려면 당의 미래가 탄핵 반대 집회로 가선 안 될 일이다. 민심의 중앙값을 정확히 찾고, 민심을 나침반 삼아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지난달 30일 이하경 중앙일보 대기자는 <메멘토 모리, 탄핵을 기억하라!> 칼럼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머슴이 스스로를 황제로 착각하고 친위 쿠데타를 일으켰다"며 "개인의 성정과 일탈도 문제지만 시대착오적 폭동을 가능하게 한 제왕적 대통령제를 수술해야 한다. 협치하지 않으면 작동하지 않도록 권한을 확실하게 분산해야 한다. 아예 호칭을 '큰머슴'으로 하는 건 어떤가"라고 제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