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호 TV조선 '뉴스9' 앵커는 2일 <[앵커칼럼 오늘] 얼빠진 삼류 협잡> 코너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갈등의 새 뇌관으로 또 녹취가 등장했다. 김건희 여사 통화를 녹음하고 명품 수수 사건에 관여했던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작품이다. 그렇게 당하고도 정신을 못 차렸을까"라며 사건을 언급했다.
윤정호 앵커는 "시민소통비서관 직대까지 지낸 김대남 씨는, 열한 달 사이 다섯 시간 통화를 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 대표를 때리는 '기획'을 꾸몄다. 쓸 거리를 던져줬고 경쟁자가 한 대표를 공격하는 소재가 됐다"며 "적어도 분명한 건, 여당 대표를 겨냥한 농간이 벌어졌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한동훈 공격 보도 사주 의혹'은 지난달 30일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가 7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둔 시기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전 시민소통비서관 직무대리)과 서울의소리 기자 간 통화 녹취를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녹취에 따르면 김 전 행정관은 한동훈 당시 당대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회 시절 70억 원을 들인 여론조사에 본인 대권을 위한 조사를 포함시켰다고 주장하며 "여사가 한동훈 때문에 진짜 죽을라고 한다" "이번에 그거 잘 기획해서 서울의소리에서 치면, 아주 여사가 너네 이명수 야… '들었다 놨다' 했다고 좋아하겠는데"라고 말했다.
TV조선과 함께 조선미디어그룹에 속한 조선일보는 <이번엔 참모 출신… '서울의소리'에 네 번 당한 용산> 제목으로 신문 및 온라인 기사를 냈다. 해당 기사는 "날조되어 주기적으로 방송되는 일개 유튜브 방송에 당정이 흔들리지 않기를 바란다"는 김 전 행정관 측 변호인 입장을 전했다.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에 대해선 "이씨는 지난 대선부터 김 여사를 스토킹하다시피 해 대통령실 입장에서 '요주의 인물'이었다"고 칭했다. 그러면서 "김 전 행정관이 '김 여사 악마화'에 총력전을 펼치는 세력에 먹잇감을 던져준 것" "대통령실 참모들의 기강과 현실 인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등 익명의 여권 관계자 입장을 전했다. 대통령 등의 책임을 물을 필요보다 '용산을 농락한' 이들이 문제라는 관점이 두드러진다.
지난달 27일 본지를 비롯한 5개 언론사 공동취재단(언론장악 공동취재단)이 서울의소리를 통해 확보한 녹취에 따르면 김 전 행정관은 서울의소리 등 고발을 언급하며 "그거 다 내가 한 거야"라고 했다. 그는 "내가 용산에 있을 때 새민연이라고 진짜 솔직히 우리 보수 우파 플랫폼인데 신문에도 광고 많이 나가고, 그렇게 그 난리를 치면서 고발도 해주고"라고 말해 보수 성향 시민단체(새로운민심 새민연)에 대한 언론사 고발 사주 및 관제 시위 의혹을 불렀다.
이런 가운데 현직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언어특위자문위원(김흥수)이 고발사주 의혹에 거론된 새민연 사무총장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흥수 위원은 지난 4월 총선 당시 김대남 전 행정관의 선거캠프 대변인으로 임명됐다.
지난달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심위 청부 민원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김흥수 사무총장은 "당시 김모씨(김대남) 역할이 시민단체 및 시민들과 소통하는 직무를 맡고 있었다. 우리 단체뿐이 아니라 여러 단체 사람들과 만났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대통령실로부터 그런 절차나 지시를 받은 기억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