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앵커, '한동훈 공격 사주' 의혹에 "얼빠진 삼류 협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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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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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행정관 출신 ‘한동훈 공격 보도 사주 의혹’에 “그렇게 당하고 정신 못 차렸을까?”
▲2024년 10월2일 TV조선 '뉴스9' 갈무리
전직 대통령 선임행정관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비판적 보도를 사주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TV조선 뉴스 앵커가 이를 "삼류 협잡"으로 칭했다.

윤정호 TV조선 '뉴스9' 앵커는 2일 <[앵커칼럼 오늘] 얼빠진 삼류 협잡> 코너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갈등의 새 뇌관으로 또 녹취가 등장했다. 김건희 여사 통화를 녹음하고 명품 수수 사건에 관여했던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작품이다. 그렇게 당하고도 정신을 못 차렸을까"라며 사건을 언급했다.

윤정호 앵커는 "시민소통비서관 직대까지 지낸 김대남 씨는, 열한 달 사이 다섯 시간 통화를 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 대표를 때리는 '기획'을 꾸몄다. 쓸 거리를 던져줬고 경쟁자가 한 대표를 공격하는 소재가 됐다"며 "적어도 분명한 건, 여당 대표를 겨냥한 농간이 벌어졌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한동훈 공격 보도 사주 의혹'은 지난달 30일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가 7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둔 시기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전 시민소통비서관 직무대리)과 서울의소리 기자 간 통화 녹취를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녹취에 따르면 김 전 행정관은 한동훈 당시 당대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회 시절 70억 원을 들인 여론조사에 본인 대권을 위한 조사를 포함시켰다고 주장하며 "여사가 한동훈 때문에 진짜 죽을라고 한다" "이번에 그거 잘 기획해서 서울의소리에서 치면, 아주 여사가 너네 이명수 야… '들었다 놨다' 했다고 좋아하겠는데"라고 말했다.

TV조선과 함께 조선미디어그룹에 속한 조선일보는 <이번엔 참모 출신… '서울의소리'에 네 번 당한 용산> 제목으로 신문 및 온라인 기사를 냈다. 해당 기사는 "날조되어 주기적으로 방송되는 일개 유튜브 방송에 당정이 흔들리지 않기를 바란다"는 김 전 행정관 측 변호인 입장을 전했다.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에 대해선 "이씨는 지난 대선부터 김 여사를 스토킹하다시피 해 대통령실 입장에서 '요주의 인물'이었다"고 칭했다. 그러면서 "김 전 행정관이 '김 여사 악마화'에 총력전을 펼치는 세력에 먹잇감을 던져준 것" "대통령실 참모들의 기강과 현실 인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등 익명의 여권 관계자 입장을 전했다. 대통령 등의 책임을 물을 필요보다 '용산을 농락한' 이들이 문제라는 관점이 두드러진다.

▲ 용산 대통령실 전경. ⓒ연합뉴스
반면 두 매체는 김대남 전 행정관 녹취에서 제기된 또 다른 의혹인 '용산 비판 언론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선 적극적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조선일보와 TV조선은 해당 의혹을 제기한 야권 정치인의 발언을 단순 인용해 보도하는 수준에 그쳤다.

지난달 27일 본지를 비롯한 5개 언론사 공동취재단(언론장악 공동취재단)이 서울의소리를 통해 확보한 녹취에 따르면 김 전 행정관은 서울의소리 등 고발을 언급하며 "그거 다 내가 한 거야"라고 했다. 그는 "내가 용산에 있을 때 새민연이라고 진짜 솔직히 우리 보수 우파 플랫폼인데 신문에도 광고 많이 나가고, 그렇게 그 난리를 치면서 고발도 해주고"라고 말해 보수 성향 시민단체(새로운민심 새민연)에 대한 언론사 고발 사주 및 관제 시위 의혹을 불렀다.

이런 가운데 현직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언어특위자문위원(김흥수)이 고발사주 의혹에 거론된 새민연 사무총장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흥수 위원은 지난 4월 총선 당시 김대남 전 행정관의 선거캠프 대변인으로 임명됐다.

지난달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심위 청부 민원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김흥수 사무총장은 "당시 김모씨(김대남) 역할이 시민단체 및 시민들과 소통하는 직무를 맡고 있었다. 우리 단체뿐이 아니라 여러 단체 사람들과 만났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대통령실로부터 그런 절차나 지시를 받은 기억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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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저널리즘팀 노지민 기자입니다. 대통령실과 언론의 접점, 공영방송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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