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야당 성명 뺨치는 멘트"에 MBC 앵커 "당연하고 기본적 얘기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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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8.29. 오후 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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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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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조현용 앵커, 호준석 대변인 “노골적 편향” 주장에 반박
‘대통령 비판 대다수’ 질의에 “최고 권력자 뉴스가 많아 그런 듯”
“헌법과 민주주의 얘기하는데 주목 받는 것이 이상해”
▲조현용 MBC 앵커가 지난 6월27일 뉴스데스크에서 첫 클로징멘트에서 이태원참사 발생시 어떤 생각이 드셨느냐며 차마 사실일 거라 믿고 싶지 않은 뉴스가 많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영상 갈무리
MBC가 야당 성명 뺨치는 뉴스 클로징 멘트를 한다는 국민의힘 대변인 비판에 조현용 MBC 뉴스데스크 메인 앵커가 "헌법과 민주주의 같은 당연하고 기본적인 이야기를 하고 하고 있는데 이것이 주목받는 게 이상하다"고 반박했다. 조 앵커는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여당을 비판하는 클로징멘트가 절대다수라는 지적을 두고 미디어오늘에 "최고 권력자와 공직자에 관한 뉴스가 많아서 그렇다"며 "약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난 27일 논평에서 서울행정법원의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임명 집행정지 인용 결정을 두고 "공영방송 정상화 지연에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면서 MBC 편향성을 언급했다. 호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 6개월 만에 방통위, 고용노동부, 언론노조를 총동원해 임기가 2년 넘게 남은 MBC 사장을 교체했고, 이후 MBC가 정권과 한 몸이 되어 헤아릴 수 없는 편파 보도로 '민주당 방송'이라는 오명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호 대변인은 이어 "MBC는 지금도 야당 성명 뺨치는 뉴스 클로징 멘트를 하며 노골적인 편향 보도를 자행하고 있다"며 조현용 앵커의 멘트 내용을 문제삼았다.

호 대변인은 "윤석열 정부가 공영방송을 장악하려는 게 아니다"라며 "공영방송이라면 공정하고 중립적인 방송을 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뜻을 받들 뿐이다. 공영방송은 정상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현용 MBC 앵커는 29일 미디어오늘에 보내온 SNS메신저 답변을 통해 "정치인의 논평에 제가 대응을 하는 게 적절한가 싶다"면서 "민주주의나 헌법의 정신 등 당연하고 가장 기본적인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것이 주목받는 지금의 상황이 오히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조현용 앵커는 "가령 역사관 관련 뉴스의 경우, 대한민국 공직자가 일제의 지배는 불법이고 원천 무효라는 대한민국의 입장에 배치되는 말을 한다면, 그건 당연히 헌법 정신에 따라 비판을 해야겠죠"라며 "그럼에도 주목을 받고 있다면 그 이유는, 아마 다른 공영방송 등에서 그렇게 하기 어려워서 저희가 주목받는 상황 탓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 앵커는 본인의 클로징멘트나 앵커멘트가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여당을 감시 견제하는 내용이 절대다수고, 민주당 등 다른 야당도 비판하는 클로징멘트를 더 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은 어떻게 보느냐는 질의에 "최고 권력자이자 최고의 공인, 또 대한민국 공직자들에 대한 뉴스가 많기 때문에 그런 면이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조 앵커는 "다만 사회적 약자에 대한 조명이 더 많아져서, 그러한 이야기를 더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2008~2009년 신경민 MBC 앵커가 클로징멘트을 했다가 편향 논란으로 하차한 뒤 MBC 뉴스데스크에서는 클로징멘트를 거의 하지 않았다. 조현용 앵커가 다시 클로징멘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유가 있으냐는 질의에 조 앵커는 "딱히 없다"며 "누가 하라마라 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멘트 작성은 앵커 본인이 하는 것이며, 자발적이고 자율적으로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윤석열 정부가 공영방송을 장악하려는 게 아니라 공영방송이라면 공정하고 중립적인 방송을 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뜻을 받들 뿐', '공영방송이 정상화돼야 한다'는 호준석 대변인의 입장을 두고 조 앵커는 "정치인의 멘트에 제가 답을 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다만 그러한 상황 판단에서 중요한 건 특정 정당의 정치인이 아니라 시청자의 평가라고 생각한다. 저도 언제나 그걸 보고 방송을 해야겠죠"라고 답했다.

조현용 앵커는 지난 5월20일부터 MBC 뉴스데스크 메인앵커로 평일 메인뉴스를 진행하고 있다. 처음부터 클로징멘트를 한 것은 아니다. 조 앵커는 지난 6월27일 뉴스데스크부터 클로징멘트를 시작했다. 당시 조 앵커는 "재작년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을 때 여러분은 어떤 심정을 느끼고 어떤 생각이 드셨느냐"며 "요즘 저는 차마 사실일 거라고 믿고 싶지 않은 뉴스가 너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평일 뉴스데스크에는 거의 매일 클로징멘트에서 윤 대통령과 정부 등을 향한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자 프로필

미디어오늘 편집국 선임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2000년 입사후 지금까지 근무중입니다. 기자는 부당한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를 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언론이 그런 책무를 다했는지 감시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최선을 다했으나 그것이 최상이었는지 되돌아보고 자문해봅니다. 그냥 기자 보다 공감하고 나눌수 있는 글쟁이가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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