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 “1948년 건국 동의하나” 답변 거부… ‘기적의 시작’ 편성 책임 회피
한민수 민주당 의원은 2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에서 "'기적의 시작'은 영화진흥위원회에서 독립영화로 인정을 못 받았는데, '기적의 시작'을 얼마에 구매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박민 사장은 '기적의 시작'을 1000만 원에 구매했으며, 평소 독립영화관 프로그램에 방영되는 독립영화는 500만 원 정도에 구매했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왜 2배 가까이 줬는가. 너무 훌륭했는가"라고 지적하며 "8월15일 (기미가요 선율이 담긴) '나비부인'을 방영해 난리가 나자 실무진이 '기적의 시작' 방영 중지를 요청했으나 결국 방송을 했다"고 했다.
한민수 의원은 '기적의 시작'에 김재동 대한역사문화원장이 1948년 8월15일을 건국이라고 칭한 장면을 보여주며 "이 주장에 동의하는가"라고 물었다. 한 의원은 박민 사장이 답변을 거부하자 "'기적의 시작'을 본인 책임 하에 방송을 했는데, 공영방송 KBS 사장이 이 정도도 밝히지 못하는가"라고 지적했다.
노종면 의원은 "박민 사장은 사실과 진실의 기준을 제시하는 게 KBS의 역할이라고 했다"면서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둘러싼 논란이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데, 이 사안을 다룰 때 조심하는게 KBS의 임무에 부합한다. (하지만 KBS가 이 전 대통령 미화 논란이 있는 '기적의 시작'을 방영한 것은) 결론이 다 났으니 사실과 진실을 알려야 겠다는 소명의식 때문인가"라고 지적했다. 노 의원은 "제주 4·3 사건은 법정기념일로 지정됐는데, 좌익이 일으킨 사건이라고 단정하면 되는가. 그런 시각을 보도하면 되는가"라며 "비판을 받는 대통령인데, KBS가 분칠을 해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박민 사장은 "그런(제주 4·3 사건이 좌익이 일으킨 것이라고 보는) 시각을 보도할 순 있다. (미국이) 달나라를 갔는데도 가지 않았다는 시각이 존재한다"고 했다. 박 사장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 독립유공자로 선정됐다면서 "논란이 되는 부분에 있어 다양한 시각을 제공해 국민이 건전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부가 2003년 발표한 <제주 4·3 사건 추가진상조사보고서>는 제주 4·3 사건을 1947년 3월1일 시민들을 향한 경찰의 발포 사건을 시작으로 한다고 정의했다.
박민 사장은 자신은 '기적의 시작' 편성에 대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모든 행위에 대해선 사장이 궁극적으로 책임을 진다"며 "이승만 전 대통령 미화 내용이 일부 담긴 프로그램을 편성한 것에 불쾌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고, 편성을 요청하는 국민도 똑같이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책임을 말하긴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