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광복절 기미가요' 논란에 "日찬양 의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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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8.28. 오전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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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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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시청자청원에 답변 “이유 여하 막론하고 세세한 부분 챙기지 못해 사과드려”
▲ KBS가 광복절에 방영한 오페라 \'나비부인\' 방송화면 갈무리.
KBS가 지난 15일 광복절 새벽 일본 기미가요 등이 사용된 오페라 '나비부인'을 편성했다는 시청자 비판에 "일제를 찬양하거나 미화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했다.

KBS는 27일 시청자청원 답변을 통해 "'나비부인'의 시대적 배경은 서구 열강이 19세기 후반에 일본을 강제로 개항시키면서 게이샤들을 상대로 한 국제 결혼이 사회 문제화되었던 시기이다. 이 오페라는 일본에 주둔한 미국인 장교의 현지처가 된 게이샤가 결국 자식까지 빼앗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며 "이런 내용의 오페라를 방영한 것이 일제를 찬양하기 위한 의도를 담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KBS는 또 "전문가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기미가요 선율은 오페라가 시작된 이후 20분 뒤 처음 나온다. 남녀 주인공 결혼식 장면에서 남자배우의 독백 대사에 반주로 9초 동안 사용됐다. 그 이후 6초 동안 두 마디 선율이 배경 음악으로 변주돼 나온다"며 "관련 전문가는 푸치니가 기미가요의 원곡을 서양식 화성으로 편곡해 사용했기 때문에 일반 관객들은 대체로 인지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편성 시점 관련해선 "'나비부인'은 당초 광복절에 편성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제작진은 지난 6월29일 예술의 전당에서 녹화했고 기존 녹화 순서에 따라 방송일을 7월31일로 결정"했으나 "2024 파리 올림픽 중계방송으로 방송이 2차례 결방되면서 당초 방송일보다 2주일 뒤인 8월15일 0시에 방송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KBS는 또한 "('중계석'은) 제작진이 제작부터 방송까지 책임지는 '제작진 위임심의'로 분류돼 있다. 하지만 담당 제작 PD가 이번 작품을 제작해 편성에 넘긴 뒤 8월부터 안식년에 들어가면서 방송을 앞두고 같은 제작 부서 및 편성 부서와 방송 내용에 대해 공유하지 못했다"며 "'KBS 중계석'은 그동안 '나비부인'을 이번 방송일 전에 이미 모두 4차례 방송한 바 있다"고 했다.

다만 KBS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고 확인하지 못한 채 광복절에 시청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3.1절, 6.25, 광복절, 한글날, 설날 및 추석 등 계기성 있는 시기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사전심의를 더욱 강화하고 내용을 더 자세히 살펴 시청자께서 불편함과 걱정을 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했다.

앞서 KBS는 제79주년 광복절 당일 이승만 전 대통령 미화 논란의 '기적의 시작' 편성으로 비판 받던 가운데, 이날 새벽 기미가요 등이 나오는 오페라 '나비부인'을 편성하고, 날씨 뉴스 배경화면에 좌우가 뒤집힌 태극기 이미지가 사용됐다고 비판 받았다. 이를 계기로 KBS 시청자청원 홈페이지에 KBS를 비판하며 수신료 납부를 거부하겠다는 청원이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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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저널리즘팀 노지민 기자입니다. 대통령실과 언론의 접점, 공영방송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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