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시민단체들 "너무나 참담...이진숙 사퇴하고 청문회 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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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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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혐오, 극우옹호, 국민분열 선동 시간 줄 필요 있나”
▲2024년 7월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 주최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90여개 언론·시민단체들이 결성한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이 "어제(24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 청문회는 이진숙씨가 왜 방송통신위원장뿐 아니라 어떠한 공직도 맡을 자격이 없는지 명백히 보여줬다"며 "이진숙씨는 지금 당장 사퇴하고 청문회장에서 퇴장하라"고 요구했다.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이틀차를 앞둔 25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전날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참석한 이호찬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장은 "김장겸이란 자가 국회의원 자리에 앉아 있고, 이진숙이란 자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란 자리로 앉아 있고, 김재철, 김철진, 안광한, 권재홍, '이명박근혜'(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MBC 공정방송 투쟁을 앞장서 탄압하고 MBC를 정권에 갖다 바친 부역자들이 노동조합에 의한 피해자인 양 앉아 있는 모양새가 너무나 참담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어제 청문회에서 이진숙 후보자는 MBC 장악에 대한 의지를, 야욕을 분명히 드러냈다. 방통위원장 임명되면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을 강행할 뜻을 분명히 했다"며 "공영방송 종사자 대다수에 대해서 국회라는 공적 공간에서 대놓고 혐오 인식을 드러냈다. 그런 자에게 공영방송사의 재허가권을 승인할 권리를 쥐어주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나"라고 지적하며 이 후보자에 대한 비판을 높였다.

▲2024년 7월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 주최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이호찬 언론노조 MBC본부장.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어제 청문회장에 세월호 유족 한 분이 오셨다. 권력의 흉기였던 이진숙의 MBC에서 쏟아낸 파렴치한 패륜 보도가 어떻게 자식 잃은 부모 가슴을 후벼팠는지, 어떤 상처를 남겼는지, 아직도 용서 안 되고 사과도 받지 못하겠다는 피를 토하는 심정의 증언이 있었다"며 "그러나 이진숙은 끝내 인간적인 사과를 거부했다 그리고 12·12사태가 군사반란이냐는 질문에 끝내 답변을 거부했다. 이건 단순히 그가 공직 후보로서의 부적격이 아니라 대한민국 헌법 체계, 헌정질서를 부정하는 반사회적 인물임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공동행동은 성명에서 "노조혐오, 극우옹호, 국민분열을 마음껏 조장할 선동과 변명의 시간을 줄 필요가 있는가"라며 "청문회라는 허울을 두르고 허위사실과 억지만을 떠들어 댈 자리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으며 모두에게 시간 낭비일 뿐"이라고 즉각적인 이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 후보자의 발언들에 대해선 "MBC 재직 시절 벌인 '노조 와해 공작 시도', 'MBC 민영화 공작', '세월호참사 왜곡·폄훼보도'가 지탄을 받았고 여기에 더해 '법인카드 부당 사용', '관용차 부정 사용', '국정원 MBC 정상화 문건', '5·18민주화운동 폄훼' 등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터져 나왔다"라고 평가했다. 그가 '언론노조의 권력을 보면서 세계관이 달라졌다' '언론노조가 주도적인 회사 내 세력으로 되면서 정치성이 굉장히 강화됐다' 등 말한 것을 두고는 "윤석열 대통령이 노조 파괴라는 과업 완수를 위해 이진숙 씨를 내정했음을 또렷이 보여주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나아가 공동행동은 국민의힘을 향해 "대한민국 헌법 가치와 역사적 평가를 인정하지 않는 한 줌 극우 후보를 호위하는 데 수고 많으셨다"며 "극우 정당이라는 손가락질에 아무 대꾸하지 못하는 정당, 전당대회에서 싸움박질이나 하는 사이 3류 정당이라는 오명이 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2024년 7월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 주최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같은날 국민의힘은 이진숙 후보자 청문회를 두고 "애초부터 낙마를 공언하고 청문회의 목적을 후보자 망신주기와 모욕주기에 두고 있으니, 제대로 된 검증이 될 리 만무하다"는 입장을 냈다. 최수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어제 열린 방통위원장 청문회에서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원들은 시작 전부터 국회를 점거하며 후보자와 증인들의 출입을 제지하고 겁박했다. 또 과방위원장은 후보자를 불러 세워 '저와 싸우려 하면 안된다'고 군기를 잡고, 일방적이고 공격적으로 청문회를 진행했다"며 "야당 의원들은 방송 통신 정책과 비전이 아닌 과거 행적을 따져 묻거나, 사퇴 의향을 물으며 '네, 아니오'로만 답하라며 강요하는 등 수준 낮은 모습만 보였다"고 했다.

최 대변인은 이어 "'방송4법'을 기어이 오늘 본회의에 상정하겠다는 것만 보더라도 공영방송을 손아귀에 넣고 자신들이 반드시 움켜쥐겠다는 거대 야당의 음모를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며 "야당은 국회를 인질로 삼고 벌이는 의회 독재, 탄핵 남발, 입법 무시 행태를 멈추시라. 민의를 오독하며 폭주한 대가는 분명 혹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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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저널리즘팀 노지민 기자입니다. 대통령실과 언론의 접점, 공영방송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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