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총 해임 전 사퇴한 이진숙, 퇴직금 1억8600만 원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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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20. 오전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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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12일 해임 주총 임박하자, 나흘 전 MBC본사에 사표 제출
당시 MBC노조 “사퇴 요구 요지부동, 돌연 사의해 퇴직금 챙겨”
퇴직금 챙긴 이진숙, 직원들 특별성과급 체불 및 사장 연봉 8.5% 인상
▲지난 8일 정부과천청사 인근에 차려진 인사청문회 사무실로 출근한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 사진=김용욱 기자.
이명박 박근혜 정권 동안 MBC 방송장악에 적극 나섰다는 비판을 받는 인물인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가 대전MBC 사장 시절인 2018년 자신의 해임 안건을 의결할 주주총회가 임박하자 자진 퇴사하면서 챙겨간 퇴직금이 1억8600만 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미디어오늘 취재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받은 청문 자료를 종합하면 이진숙 후보가 2015년 3월 대전MBC 사장으로 임명된 뒤 약 34개월간 일해 받은 퇴직금이 1억8600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장 임기는 3년이다.

임기 말 이 후보는 줄곧 안팎으로 사퇴 요구를 받았다. 그는 사퇴 요구에도 요지부동이었는데, 자신의 해임 안건을 다룰 주주총회 개최 나흘 전인 2018년 1월8일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혀 퇴직금을 수령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당시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성명을 내고 "(이 사장은) 오래 전부터 회사 안팎에서 사퇴를 요구받고도 요지부동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해임을 위한 주주총회 개최가 임박하자 돌연 사의를 밝혀 퇴직금을 챙길 수 있게 됐다. 끝까지 잇속을 챙기려는 치졸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본인은 성과급에 퇴직금까지 챙겨 나갔지만, 당시 대전MBC 구성원들은 이진숙 전 사장 체제에서 특별상여가 체불됐다. 김재경 언론노조 MBC본부 민주방송실천위원회(민실위) 간사는 지난 16일 <이진숙의 MBC, 권력의 흉기였던 공영방송> 기자간담회에서 "특별 상여를 지불하라는 법원 판단까지 나왔지만 요지부동했다"며 "정작 자신은 성과급 1500만 원을 받아 챙겼다. 직원 임금은 동결된 상황에서 사장 연봉을 8.5% 인상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2017년 12월 최승호 전 MBC 사장이 취임한 이후, MBC는 이진숙 당시 대전MBC 사장에 대한 해임 절차를 진행했다. MBC는 2018년 1월12일 주주총회를 열어 편성규약 위반, 방송 사유화, 부당노동행위 등을 이유로 해임 안건을 논의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주총 나흘 전인 2018년 1월8일 오후 5시쯤 MBC본사에 사직서를 제출해 퇴직금을 챙긴 것이다.

1987년 MBC 기자로 입사한 이 후보는 입사 이후 걸프전, 이라크전을 취재한 여성 최초의 종군 기자로 유명해졌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 낙하산 사장으로 임명된 김재철 MBC 사장 시절 홍보국장, 대변인, 기획조정본부장 등을 역임해 '김재철의 입'으로 불리며 기자들의 공정 보도 탄압, 노조 탄압 등에 앞장섰다는 비판을 받는다. 기획조정본부장 시절인 2012년 10월엔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함께 MBC 민영화를 밀실 논의한 사실이 한겨레 보도를 통해 발각되기도 했다.

이후 안광한 사장 시절인 2014년부터 MBC 보도본부장을 지냈다. 이 후보가 보도본부장일 당시엔 세월호 참사 사건이 있었는데, MBC는 세월호 관련 보도를 제대로 하지 않아 '기레기 방송'이라는 오명을 썼다. 이 후보는 2015년 3월 대전MBC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됐다.

언론노조 대전MBC지부는 이 후보 자진 사퇴 후 "이진숙 사장 3년 동안 대전MBC는 언론 본연의 궤도를 이탈해 어두운 터널 속을 헤매기만 했다. 국민의 재산인 전파는 버젓이 중동 뉴스를 내보낼 정도로 사유화됐고, 지역 곳곳의 다양한 여론에 민감했던 제작 자율성은 헌신짝처럼 버려졌다"고 했다.

[관련 기사 : "이진숙의 MBC, 권력의 흉기였던 공영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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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리터러시, AI, 콘텐츠 혁신에 관심이 많습니다. 저서로 <미디어 리터러시 쫌 아는 10대>, <챗GPT의 두얼굴>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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