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수상태 경영진” 비판…KBS, ‘사전허가 없는 취재 불가’ 주장도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KBS노동조합, 같이노동조합과 KBS PD협회, 기술인협회는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과 본관 앞에서 연이어 피케팅을 벌였다. 이날 조직개편을 위한 직제개편안이 상정될 KBS 이사회를 앞두고 내부 구성원들의 반대 의사를 알리는 자리였다.
점심시간 KBS 신관 앞에서 진행된 피케팅 현장에서 김세원 KBS PD협회장은 "시사 부분을 분리시켜 보도본부로 보내는 것은 이미 수차례 경험했고 그때마다 실패했다"며 "박민 사장은 취임한 이후 제대로 하는 건 하나 없이 회사를 축소시키고 망치는 데에만 전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승준 KBS 기술인협회장은 "어느 사장도 임기 4개월을 남겨두고 조직 개편을 강행한 사례는 없다. 이건 권력의 사유화"라며 "혼수상태 경영진과 한통속이 되지 않으려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KBS 이사회가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허성권 KBS노동조합 위원장은 "조직을 반토막 내고 위기의 KBS를 더욱 더 망쳐버리는 이 상황에 분노하고 믿을 수가 없다"며 "이제는 행동을 해야 될 때가 아닌가 싶다"고 했다. 권준용 같이노조 위원장은 "지금이 위기 상황이라면 이렇게 경쟁력을 깎아내는 조직 개편을 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우리의 전문적 인력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KBS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면서 "이사회가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이사회에서도 조직개편안 안건을 둘러싼 격론이 벌어졌다. 야권 소수 이사들은 사측이 조직개편을 위해 올린 '직제규정 개정(안)'은 사전에 구성원 의견수렴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고, 직제규정 개정안도 첨부되어있지 않아 절차적·형식적 결함이 있다며 안건 상정을 반대했다. 이 같은 지적과 사측 반박이 40분 넘도록 이어졌고, 서기석 이사장(여권)은 한 차례 휴회를 거쳐 "오늘은 안건 상정을 안 하고 긴급안건으로 해서 다음주에 의결안건으로 상정하는 것으로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사측은 내달 23일을 조직개편 시행 시점으로 제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