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 '방어' 나선 MBC 제3노조

입력
수정2024.07.10. 오후 6:26
기사원문
윤유경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이진숙 기자, ‘특종 기자’로서 MBC 기자들 사이에 귀감”
세월호 참사 보도 책임 관련해선 “이진숙 책임 아니야”
15일엔 ‘MBC 내 차별’ 주제로 한 토크 콘서트 개최 예고
▲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8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경기도 과천시의 한 오피스텔 건물로 첫 출근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이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내정되자 정치권·언론·시민단체에서 반발이 일고 있다. 반면 MBC 사내 노동조합 중에서 보수 성향으로 꼽히는 소수노조인 MBC노동조합(3노조)은 이 후보에 대한 비판을 반박하고 있다.

이진숙 후보가 지명된 다음날인 지난 5일, MBC 3노조는 <이진숙 방통위원장 내정자에 대한 마녀사냥을 멈춰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이 후보 지명 직후 '윤석열 정권이 MBC 장악을 선언했다'는 야당의 반발이 빗발친 것을 두고 3노조는 성명에서 "금도를 넘는 비난과 비방"이라며 MBC 내부자로서 성명을 통해 이 후보에 대한 정확한 사실과 견해를 전하겠다고 설명했다. MBC 3노조는 이진숙 후보가 발기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보수 성향 언론단체 공정언론국민연대(공언련)에 참여하고 있는데, 공언련 홈페이지에도 3노조의 성명이 게재되고 있다.

3노조는 먼저 이 후보가 2012년 MBC 기획조정본부장 재직 당시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만나 MBC 민영화 추진 논의를 한 사실에 대해 'MBC 자체 개혁방안 모색 중 나온 방법'이라고 했다. 관련해 이 후보는 지난 4일 "당시 정수장학회 측의 요청에 따라 대화를 나눈 것뿐"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3노조는 2008년 MBC 'PD수첩'의 '광우병 보도'를 언급하며 "당시 허위보도에도 MBC는 전혀 자성하지 않았고,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을 중심으로 2012년 초에 무려 170일 파업을 해 극도로 노사관계를 악화시켰다"면서 "그러한 과정에서 MBC가 자체적으로 개혁방안을 모색하던 와중에 지분매각이라는 방법을 꺼낸 것 아닌가 생각된다. 당시 발언은 언론노조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으나 수혜자가 특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무혐의 처리됐다"고 하기도 했다.

2012년 MBC 기자회가 언론노조 MBC본부의 공정방송 파업을 탄압했다는 이유로 이진숙 당시 홍보국장을 기자회에서 제명한 것을 두고는 "기자회는 언론노조의 2중대 역할을 해온 것이 사실"이라고 주장하면서 "제명 조치는 이진숙 내정자가 얼마나 치열하게 민주노총 언론노조와 싸워온 것인지 알려주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 10·29 이태원 참사 관련 기획설을 제기했다며 비판 받고 있다. 관련해 3노조는 "이 내정자는 이태원 참사 당일과 전날에 KBS와 MBC가 각각 사고 현장에서 100여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이태원 핼러윈 축제를 홍보하는 내용의 뉴스중계를 앞다퉈했다는 문제를 지적한 것일 뿐"이라며 "방송사들이 이태원 참사를 기획했다는 음모론을 제기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옹호했다.

▲ 상암 MBC에 붙어있는 MBC노동조합 현수막. 사진=정철운 기자.
3노조는 이 후보의 MBC 재직 시절 논란을 다룬 CBS노컷뉴스 보도에 대해 <'MBC 기자 이진숙'을 모욕하지 마라>(6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기도 했다. 3노조는 관련 보도를 "기본을 지키지 않은 '인물 품평 기사'"로 규정하면서 "이진숙 기자는 '특종 기자'로서 MBC 기자들 사이에 귀감이 돼 많은 후배기자들이 그를 배우려했고 그의 열정을 높이 평가해왔다"라고 했다. 해당 기사는 이 후보가 MBC 기자 시절 부서 이동이 잦고 동료들과 어울리지 못했다는 내용 등을 담았고, 이 후보는 허위사실을 근거로 한 명예훼손이라며 언론중재위원회 제소 및 고소 등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MBC 책임자로서 비판 받았던 시기의 역할에 대해서도 3노조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일례로 "MBC가 2014년 8월에 여의도 시대를 마감하고 상암동 시대를 시작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은 이진숙 당시 보도본부장이었다"며 "상암동 뉴스 이전 업무의 성공은 이진숙 본부장 아래 노조 소속과 상관없이 많은 분야의 직원이 협조하고 도와주고 애쓴 성과였다"라는 것이다.

2014년 4·16 세월호 참사 당시 보도본부장이었던 이 후보가 '오보 참사' 책임자로 지목된 것을 두고, '전원구조 오보'는 이 후보 책임이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3노조는 8일 성명에서 "2018년 3월 최승호 MBC 사장이 와서 정상화위원회라는 조사기구를 신설해 전원구조 오보와 관련된 민노총 기자 15명을 조사했지만 어떠한 처벌도 내리지 않았다"며 "그런데 그 언론노조가 당시 보도책임자인 보도본부장이였다면서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를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MBC노동조합이 예고한 '토크 콘서트' 포스터. 사진=오정환 MBC노동조합 위원장 페이스북 갈무리.
이런 가운데 제3노조는 오는 15일 상암 MBC에서 MBC 내 '차별'을 주제로 한 토크 콘서트를 예고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 교체 국면에서의 이진숙 후보 지명 등을 규탄하며 개최하는 <MBC 힘내라 콘서트> 나흘 뒤에 열린다. 3노조가 <야만의 시대 이름없는 기자들> 제목으로 진행하는 토크 콘서트는 신동호 전 MBC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고, 3노조 소속 기자들이 패널로 참석한다. 이들은 "지난 6년간 '조명창고'와 유배지에 부당전보를 당하고, 승진누락과 경력단절, 명예퇴직 강요 등에 고통받은 역사를 되짚어볼 것"이라고 했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