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성 대표는 4일 사원 전체 이메일을 통해 "뉴스룸국을 헌신적으로 이끌어온 박현 뉴스룸국장이 오늘 오전 열린 뉴스룸국 편집회의 시간에 국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며 "박 국장의 역할이 많이 남아있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만, 저는 깊은 고민 끝에 본인 의사를 존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박 국장의 사의 표명 배경을 두고 "1년 4개월 가까이 하루하루 극도의 긴장감 속에 국장직을 수행하다 보니 상당한 정신적, 육체적 피로가 누적된 데다가, 국회의원 선거와 22대 국회 개원 등 굵직굵직한 일정이 일단락됐고 주5일 발행과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 회사의 중요한 과제를 앞둔 이 시점이 여러모로 변화의 동력을 더욱 극대화할 최적기라는 판단이 들었다며 사의를 밝히게 된 배경을 (박 국장이) 설명했다"고 했다.
최 대표는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콘텐츠의 경쟁력을 높이고 취재망을 강화하려는 노력들이 꾸준하게 이어져 작은 결실들이 나타나고 있는 건 분명하다"며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재생산 구조를 뿌리내리기 위한 박 국장 재임 기간 동안의 분투의 성과는 체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최 대표는 차기 뉴스룸국장과 관련해서는 "실질적인 변화와 혁신을 가속화하고 작은 성공의 경험들을 확대하며 디지털 전환의 주춧돌을 확고하게 세우는 데 매진해야 한다"며 오는 9일까지 지명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국장은 지난해 3월2일 편집국장 임명동의 과정을 91.5% 투표, 69.2% 찬성으로 통과한 뒤 임기를 시작했다. 오는 9월 초 한겨레 편집국장 중간평가(재적 과반 투표, 과반 찬성 요건)를 앞두고 있었다. 한겨레 뉴스룸국장 임기는 3년이지만 직전 류이근 국장, 이전 임석규 국장 등 임명 뒤 1년 6개월을 채우기 전 사퇴하는 사례가 관행처럼 이어져왔다.
이런 가운데 언론노조 한겨레지부가 지난 4월 말 '박현 뉴스룸국장 총선 보도 설명·토론회'를 앞두고 진행한 조합원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104명 중 92명이 최근 1년 간 한겨레 보도의 영향력이 '나빠졌다'고 평가했다. '변화없다'는 응답은 12명, '좋아졌다'는 0명이었다. 이어진 토론회에선 박 국장이 노조 제안을 받아들이고 보도원칙을 재확인하려 노력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총선 보도 준비 부족이 차별화 실패, 질 낮은 콘텐츠로 이어졌으며 위기의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jpg?type=nf190_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