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급 비급여 포함땐 差 더 벌어져
비급여 진료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도수치료의 가격 차가 병원급에 따라 최대 62배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는 의료기관마다 가격이 제각각이다. 국민 10명 중 8명은 이처럼 가격 차가 큰 비급여 진료를 ‘적절히 제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6일 비급여 진료비 실태조사와 이용자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경실련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해 9월 공개한 ‘2023년 비급여 진료 보고자료’에서 진료비가 높은 상위 5개 항목의 최대·최소 가격을 분석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대표적 비급여 항목인 도수치료는 가격 차이가 병원급에서 62.5배(49만2000원), 종합병원급에선 30.8배(38만7000원)로 나타났다. 체외충격파 치료 가격은 병원급과 종합병원급에서 각각 22.5배(43만원), 11배(30만800원) 차이를 보였다. 척추 통증을 완화하는 시술인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은 병원급에서 가격 차가 최대 19배(360만원)까지 벌어졌다.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선 슬(무릎)관절 촬영료가 종합병원급 기준 4배(77만3330원)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척추·요천추를 촬영하는 MRI 검사료도 최대 3.1배(63만390원) 차이를 보였다. 경실련은 일부 의료기관에선 MRI 검사료가 건강보험 수가에 책정된 원가의 최대 6배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이번 조사에 담기지 않은 의원급 비급여 진료비를 포함하면 가격 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치과·한의과를 제외한 지난해 의원급 비급여 진료비는 5조179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종합병원과 병원을 합친 4조5360억원보다 6430억원 더 큰 규모다. 남은경 경실련 사회정책국장은 “의원급에선 비급여 진료를 주 수입원으로 삼는 경우가 적지 않아 가격 차이가 더 크다. 의원급별로도 비급여 가격이 공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실련이 비급여 가격 차이에 대해 103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9%는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 84%는 “가격 제어가 필요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