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미스터리’ 요트 선장, 살인 혐의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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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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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7명 중 승무원은 1명뿐
‘해치 열어둔 탓에 침몰’ 추정
이탈리아 국가 소방대가 지난 23일(현지시간) 베이지안호 침몰 해역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는 모습. EPA연합뉴스

최근 이탈리아 시칠리아 앞바다에서 ‘영국의 빌 게이츠’로 불리는 재벌 등 20명을 태운 호화 요트가 갑자기 침몰한 사건과 관련해 이 배를 몬 선장이 살인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올랐다. 이 사고로 재벌 모녀를 비롯한 7명이 숨졌다.

이탈리아 검찰은 영국 IT기업 오토노미 창업자 마이크 린치 등이 타고 있던 요트를 몬 뉴질랜드 국적 제임스 커트필드(51) 선장을 과실치사 및 과실 선박침몰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AP통신 등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사를 받는다는 사실이 유죄를 의미하지 않고 반드시 형사 고발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라고 외신들은 덧붙였다.

암브로지오 카르토시오 수석검사는 지난 24일 수사가 시작됐다면서도 피의자가 특정되지는 않았다고 언론에 설명했다. 당시 그는 선장, 승무원, 감독 책임자, 요트 제조업체를 포함해 모든 책임 요소를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길이 56m에 영국 국기를 단 베이지안호는 지난 19일 이른 아침 이탈리아 남부 지중해 팔레르모 섬 인근 바다에서 침몰했다. 이 요트 여행은 금융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린치의 무죄 판결과 새 출발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배에는 승객과 승무원 22명이 타고 있었다. 린치와 딸(18) 등 7명이 숨지고 린치의 아내 안젤라 바카레스를 포함한 15명이 살아남았다. 커트필드도 생존자 중 한 명이다. 베이지안호는 바카레스의 회사 소유였다.

검찰은 사망자 7명 중 6명이 승객인 사실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승무원은 요리사 1명을 제외한 전원이 생존했다.

검찰은 베이지안호 침몰과 관련해 전날 커트필드 선장에게 두 번째 심문을 한 뒤 변호사를 선임하라고 안내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설명했다.

침몰 사고 사망자에 대한 부감은 팔레르모에 있는 폴리클리니코 병원의 법의학 연구소에서 실시될 예정이다.

바카레스를 비롯한 생존 승객들은 전날 개인 제트기를 타고 시칠리아를 떠났다. 요트 승무원들은 섬에 남아 앞으로 며칠간 검찰의 추가 심문을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폭풍이 몰아친 날 밤 주민들이 찍은 영상과 사진, 감시카메라 영상을 확인 중이다. 이 지역 해안경비대는 최근 감시카메라로 모든 개인 주택과 공공장소를 방문했다고 한다.

수사관들은 침몰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된 고급 요트가 침몰한 반면 인근 범선은 대체로 무사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베이지안호는 하강 돌풍을 맞고 60초 만에 가라앉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승무원들이 폭풍의 심각성을 과소평가하고 선박의 해치를 열어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밀려오는 파도가 배를 덮쳐 물에 잠기게 됐다는 얘기다.

관계자들은 “사망한 승객들은 아마도 잠들어 있었겠지만 생존한 승객들은 잠들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탈리아 당국은 난파선이 회수되지 않는 한 침몰 사고를 전면적으로 조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잔해는 수중 50m 깊이에 가라앉아 있다. 회수 작업은 오는 10월까지 시작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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