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파교회 사망 여고생, 5일 잠 못자고 성경필사에 계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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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25. 오전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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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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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여성 교인이 지난 5월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원파 계열 기쁜소식선교회(기소선) 소속 인천 교회에서 신도와 합창단장의 학대로 숨진 여고생이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채 성경 필사와 계단 오르기 등 가혹 행위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소선은 국내 개신교 주요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과 합동 등에서 이단으로 규정된 단체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실이 검찰로부터 제출받은 공소장에서 여고생 A(17)양은 양극성 정동장애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A양은 지난 2월 14일 병원이 아닌 교회로 보내진 것으로 파악됐다. A양 어머니가 “합창단이 A양 치료를 맡겠다”는 말에 딸을 교회로 보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소선 설립자 박옥수씨의 딸인 합창단장 B(52·여)씨는 신도 C(54·여)씨에게 “난동을 부리거나 말씀을 따르지 않을 때는 마음을 꺾어야 한다”며 사실상 학대를 지시하고 상황을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교회에 온 뒤 A양은 “도망을 가고 싶다. 차라리 정신병원으로 보내 달라”고 애원했으나 교회 신도들은 교회 내에 감금한 채 도망가지 못하도록 감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병원 치료가 필요한 이상 증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A양의 몸을 묶는 등 가혹 행위를 반복했다. 5일 동안 잠을 자지 못한 A양에게 강제로 성경 쓰기를 강요하고 지하 1층부터 지상 7층까지 계단을 1시간 동안 오르내리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합창단장 B씨는 상황을 보고 받고도 C씨 등에게 “여유 가지면 안 되고 물러서면 안 되고…. 엄청나게 야단쳐야 한다”는 등의 메시지를 보내면서 가혹 행위를 이어가도록 했다. 계속된 학대로 A양은 건강 상태가 나빠져 지난 5월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게 됐고, 같은 달 6일에는 물을 비롯한 음식물을 전혀 섭취할 수 없게 됐다.

B씨는 C씨 등으로부터 이런 상황을 직접 보고를 받고도 A양이 치료를 받도록 조치하지 않았다고 했다. 계속 학대를 당하던 A양은 결국 지난 5월 15일 오후 8시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4시간 뒤 숨졌다.

검찰은 B씨와 C씨, 그리고 또다른 신도 등 3명을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C씨의 변호인과 B씨 등의 변호인들은 법정에서 각각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하는 의견” “범행의 고의성이나 사망 예견 가능성과 관련해 부인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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