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농약 음독 사건 발생 9일째…“관련자 56명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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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24. 오후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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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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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주민들 간 갈등 관계에서 사건 발생했을 가능성 높다고 보고 수사
폴리스라인이 설치된 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4리 경로당. 연합뉴스 제공


경북 봉화군에서 발생한 농약(살충제) 음독 사건이 발생 9일째를 맞은 가운데 피해 주민 5명 중 3명이 건강을 회복함에 따라 조만간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대면조사를 실시할 예정이어서 사건의 실마리가 풀릴 것으로 보인다.

경북경찰청은 현재까지 현장주변 CCTV와 블랙박스 등 자료 86점을 분석중이며 현장감식을 통해 311점의 감정물을 채취해 감정의뢰하고 관련자 56명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초복이었던 지난 15일 점심시간 봉화군 봉화읍 내성4리 경로당에서 주민 41명은 보양식을 먹은 뒤 노인복지관으로 이동해 한 프로그램을 수강했다.

그러던 중 오후 1시53분쯤 A씨(69·여)‧부회장 B씨(65·여·부회장)‧C씨(75·여·회장)가, 16일엔 D씨(78·여)가, 18일엔 E씨(85·여)가 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 측은 이들의 소변·혈액 샘플을 채취해 국과수에 중독물질 검사를 의뢰했다.

봉화군도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이들의 가검물을 채취해 경북도보건환경연구원에 보냈다.

국과수 검사 결과, 이들의 위세척액에서 살충제 성분인 에토펜프록스와 터부포스 등 2가지가 검출됐다.

경북도보건환경연구원이 봉화군에 통보한 검사 결과, 피해 주민 가검물에서 식중독 관련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음성으로 나타났다.

안동병원에서 치료중인던 피해 주민 5명 중 건강을 회복한 주민들이 빠르면 이번 주말쯤 퇴원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경찰은 건강을 회복한 주민들을 상대로 조만간 대면조사를 실시하고 전반적인 사건 경위 및 확보한 자료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건강을 회복한 피해 주민들은 A씨(78·여), B씨(65·여), C씨(75·여)로 이들은 지난 22일 안동병원 응급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이동했다.

이들은 모두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지만, D씨(69·여)와 E씨(85·여)는 여전히 중태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당일 주민들이 함께 먹은 보양식(오리고기)에는 농약이 들어있었을 가능성이 적고 식사 후 마신 커피가 사건의 원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주민들의 건강이 우선인 만큼 가족들과 충분한 상의 후 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며 “건강을 회복한 피해 주민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 파악 및 확보한 증거 자료 등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중요한 단서를 커피로 보고 있다.

피해 주민 5명 중 4명은 모두 사건 당일이었던 지난 15일 보양식을 먹은 뒤 커피를 마셨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병원에 입원한 주민 E씨(85·여)는 커피를 마시지 않았다.

E씨는 사건 발생 3일 뒤인 지난 18일 다른 피해 주민들과 같은 증세를 보여 병원에 입원했다.

E씨는 노인 일자리 사업 일이 끝나고 병원에 간다고 하며 나와 마을 인근에서 노인들끼리 모여 화투를 친 후 병원으로 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마지막으로 병원에 실려간 E씨가 추후에 농약 중독 반응을 보였기에 다른 경로가 있을 수 있다는 추정을 하고 있다.

특히 경로당 내 특정 용기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것과 관련, 해당 용기에 농약이 들어간 경위 등을 집중 추적하고 있다.

또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DNA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피해 주민 5명의 DNA도 확보했으며 수사 상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는 회원 등에 대해 DNA 검사도 확대 실시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과거 발생한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과 같이 주민 간 갈등 관계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경로당 회원 외에도 다른 주민들에게도 이번 사건과 관련된 진술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주민들이 진술 조사 등에 협조적인 상황”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고 수사하고 있고 정확한 경위 파악 및 용의자 특정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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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창간둥이로 대구경북지역본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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