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들 “제자 인정 안해”… 지방 전공의도 지원 망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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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모집·국시 접수 첫날

교수들 잇단 반발에 지원율 낮을듯
재지원 대신 일반의 취업 가능성
의대생들은 국가시험 거부 조짐
22일 오전 서울 한 대형병원에 2024년 신입 전공의 모집 안내문이 붙어 있다. 수련병원은 이날부터 9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시작했지만 전공의들 지원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9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위한 채용이 시작됐지만 전공의들은 ‘눈치작전’에 돌입하며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소규모 결원만 뽑던 기존 하반기 채용과 달리 이번 모집은 ‘빅5’ 병원의 결원까지 충원하는 것이지만 지원율은 저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의과대학 교수들이 “제자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등 전공의 충원에 반발한 상황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2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빅5 병원을 중심으로 주요 수련병원들은 9월 하반기 모집을 시작했다. 일부 병원은 기존 전공의 반발을 의식한 듯 모집 공고를 올리지 않은 채 지원 페이지만 열어뒀다. 교수들이 전공의 선발 과정에 불참하거나, 이후 수련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등 ‘보이콧’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날 연세대의대 교수들은 9월 하반기 지원 전공의에 대해선 제자로 인정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교수들은 입장문에서 “하반기 정원 자리는 우리 세브란스 전공의를 위한 자리임을 분명히 선언한다”며 “이 자리를 현재 세브란스와 전혀 상관없는 이들로 채용하게 된다면, 그것은 정부가 병원 근로자를 채용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고난이 종결된 후에 지원한다면 환영할 수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제자와 동료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성균관대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전공의들의 병원 복귀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의대 증원을 취소하고 의정 협의를 시작하라”고 요구했다.

당장 교수들 반발이 거세지며 지방에 있던 전공의들마저 지원을 머뭇거리고 있다. 한 지역 국립대 의대 교수는 “사직 처리된 전공의들이 빅5 병원이나 수도권 병원으로 대거 지원해서 의료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정부의 기대는 현실화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전공의들이 재지원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크다”고 말했다.

정부가 9월 지원을 하지 않는 전공의에 대해서만 수련 특례를 적용할 수 있다고 못 박은 만큼, 전공의들이 무반응으로 일관할 경우 1만여명의 복귀는 사실상 어려워진다. 전공의 가운데 일부는 9월 하반기 지원 대신 아예 전문의 자격시험을 포기하고 개원의로 나가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대한의사협회 한 관계자는 “사직처리가 된 전공의를 대상으로 지역 의사회를 중심으로 2차 병원이나 전문병원 등에서 일반의로 일할 수 있는지 수요 조사 후 구직 매칭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부터 의대생 국가시험 응시 접수도 동시에 진행된다. 의사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국시 접수를 한 뒤 9~11월 진행되는 국시 실기와 내년 1월 필기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하지만 의대생 역시 국시를 거부하는 방식으로 저항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설문조사에 따르면 의대 본과 4학년생의 95.52%는 국시를 위한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제출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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