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외교·안보 참모 “보호 받고 싶으면 돈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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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9. 오전 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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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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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그레넬 전 주독일 미국대사, 유럽 기자와 설전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심 외교·안보 참모로 꼽히는 리처드 그레넬 전 주독일 미국대사가 “보호를 받고 싶다면 약속한 청구서를 지불하면 된다”며 동맹국들의 방위비 인상을 압박했다. 그레넬 전 대사는 부담 공유를 수차례 언급하며 미국 우선(America First) 고립주의에 대한 트럼프 캠프의 견해를 분명히 밝혔다.

그레넬 전 대사는 18일(현지시간) 공화당 전당대회 장소인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외신기자 대상 기자회견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동맹국들의 방위비 분담에 대해 “전 세계에서 회비를 내지 않고도 시설과 식당을 이용할 클럽은 한 군데도 없다”고 밝혔다.

그레넬 전 대사는 ‘나토에는 기업이나 빵집과는 달리 회원국 간의 연대가 있다’는 지적에 “설교는 필요 없다. 핵심은 (나토의 방위) 역량이며 이는 회원국이 정당한 비용을 지불 할 때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방위비 분담 기준(GDP 2%)을 충족하지 못한 국가들을 향해 “부끄러울 줄 알라”고 비판했다.

그레넬 전 대사는 나토 집단방어 원칙이 조건부로 발동돼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미국 중서부 주민들은 돈을 내지 않고 이익을 취하려는 나라에 대해 매우 분노한다”며 “그들은 정당한 청구서 비용을 내지 않고도 혜택을 원하는 데 분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레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방위비를 내지 않으면 러시아가 공격해도 돕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는 “당신 아이가 규칙을 안 지키겠다고 하면 좋다고 하겠느냐, 혼내겠느냐”고 반문하며 “청구서를 지불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레넬 전 대사는 자신이 대사로 지냈던 독일에 대해서도 “미국은 35조 달러의 부채가 있는데 (미국 안보 지원을 받는) 독일은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며 “나토는 개혁이 필요한 위대한 조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회원국들이 정당한 몫을 지불하지 않는 상태에서 새로운 회원국을 영입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레넬 전 대사는 한국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 선거에 집중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북핵 문제와 한국의 자체 핵무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고 “트럼프는 경제 성장을 원하고, 무력충돌은 멈추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가 정책을 결정할 것이기 때문에 1기 행정부와 똑같은 방식이 된다는 것이 전반적인 전제”라고 말했다.

그레넬 전 대사는 북한 핵 위협 증대에 대응하기 위해 핵 태세 조정이 이뤄질 것이냐는 질문에도 “우리가 1기(2017∼2021년) 때 했던 것보다 더 언급하지 않겠다. 핵 태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레넬 전 대사는 헤리티지 재단 등 보수 싱크탱크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을 가정해 만든 정책집 ‘프로젝트 2025’에 대해 “내 인생에서 본 것 중 가장 어리석은 것”이라며 “선거 때마다 외부 단체 등이 위시리스트 목록을 만들어 발표하지만, 그것은 그들이 바라는 목록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역시 ‘그것(프로젝트 2025)은 나의 플랫폼(정강)이 아니다’라고 했다”며 “기자들의 질문도 멍청한 프로젝트 2025가 아니라 공화당의 플랫폼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민주당이 공화당과 프로젝트 2025를 연관 지으며 극단적 정책을 비판한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레넬 전 대사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독일 주재 대사와 국가정보국(DNI) 국장 대행을 역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외교·안보 분야 중책을 맡길 것으로 외신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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