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추가 수주 땐 최대 48조 규모
윤 대통령 막판 외교력도 한몫
한국수력원자력 등 원전 공기업과 민간기업이 컨소시엄을 꾸린 ‘팀 코리아’가 15년 만에 원전 수출 ‘잭팟’을 터뜨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체코 정부가 24조원에 달하는 신규 원전 2기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수원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체코 정부는 추가로 원전 2기를 건설하는 사업의 우선협상대상권도 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원전 수출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4기 건설에 이은 두 번째 원전 수출이다.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을 공언한 정부 목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체코 정부는 이날 체코전력공사가 제출한 최종 입찰서 평가 보고서 검토를 마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수원 컨소시엄(한수원·한전기술·한전원자력연료·한전KPS·두산에너빌리티·대우건설)을 선택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최종 계약 체결에 대한 단독 협상 지위를 확보했다는 뜻으로 원전 계약의 9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이 전체 건설 공정을 아우르는 ‘턴키’ 계약으로 원전 수출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수출 이후로는 루마니아 삼중수소 제거설비 수주 등 개별 계약만 체결했었다.
체코 정부는 한국 원전의 건설 역량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자였던 프랑스전력공사(EDF)에 비해 정해진 일정 안에 낮은 가격으로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는 점이 한수원의 강점으로 꼽혀왔다.
막판 외교력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페트로 파벨 체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원전 외교를 펼쳤다.
체코 정부와 한수원의 최종 계약 금액은 협상을 거쳐 내년 3월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체코 원전 총사업비는 1기당 약 2000억 코루나(12조원)로 예상된다. 원전 4기를 모두 수주할 경우 최대 48조원 규모다. 체코 정부는 이번에 결정된 두코바니 지역 5·6호기에 이어 추가로 테멜린 지역에 1·2호기를 지을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체코 정부의 발표 직후 “‘팀 코리아’가 돼 함께 뛰어주신 우리 기업인들과 원전 분야 종사자, 정부 관계자, 한마음으로 응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고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세계 최고의 대한민국 원전 산업 경쟁력이 세계 시장에서 다시 한번 인정받게 됐다”며 “팀 코리아 정신으로 최종 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