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케이블 기술 유출’ 의혹… LS전선·대한전선 공방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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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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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아웃 탈취” vs “자체 개발”
경찰 수사 본격화… 법적 분쟁 예고

전선 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해저케이블 시장에서 한국 기업 간 기술 유출 분쟁이 발생했다. 국내 업계 1위인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기술이 설계사무소를 통해 대한전선에 넘어갔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양측 모두 법적 조치에 나설 태세다.

LS전선은 15일 입장문을 내고 “기술 유출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국내외에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대한전선도 입장문을 통해 “혐의가 없다고 밝혀질 경우, 가능한 민형사상의 모든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맞대응했다.

경찰은 지난 11일 대한전선을 기술 유출 사건의 피의자로 전환하고 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 했다. 경찰은 그동안 설계사무소인 가운종합건축사사무소(가운건축)가 LS전선의 공장 설계도면과 고전압 해저케이블(HVDC) 기술 관련 정보를 대한전선 공장 건설에 활용한 혐의를 조사해왔다. 가운건축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LS전선의 강원 동해 케이블 공장 설계를 담당했고, 이후 대한전선의 충남 당진 공장 건설에 참여했다. 지난달 3일 대한전선이 당진 1공장 가동을 본격화하며 해저케이블 시장 진출을 시도하는 와중에 이번 기술 유출 사건이 불거진 것이다.

양측의 입장은 가운건축이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는 공장의 레이아웃(설비 배치)이 해저케이블 생산에 핵심적인 기술인지 여부를 놓고 충돌한다. LS전선은 공장에서 끊김 없이 수십㎞에 달하는 케이블을 생산해야 하는 해저케이블 특성상 레이아웃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대한전선은 설비 배치 도면을 해외 업체를 통해서도 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레이아웃은 핵심 기술이 아니며 대한전선의 자체 기술력으로 공장을 건설했다는 입장이다.

고전압 해저케이블은 세계에서 생산 가능한 업체가 LS전선을 포함 6개에 그칠 정도로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분야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과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송전 수요 증가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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