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온라인 세상에선 “집에 있지만 집에 가고 싶다”란 어불성설식 표현이 유행했다. 집을 ‘참된 안식을 누리는 공간’으로 보는 대중의 인식이 반영된 결과다. 이런 측면에서 집은 인류의 이상향에 가깝다. 미국 예일대 신앙과문화연구소에 몸담은 두 조직신학자는 “이 세계가 하나님의 집이자 피조물의 집이 될 때 비로소 본연의 모습으로 온전해질 것”이라고 주장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그간 독일 사상가와 철학자인 카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니체 등은 “기독교 신앙은 독이 든 꿈”이라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상향을 갈망하는 인간에게 실체 없는 영원을 추구하게 만든다는 이유다. 그렇지만 저자들은 “기독교 신앙이야말로 인간이 소망하는 세상의 적실한 형태”라며 “하나님은 그분의 집에 열망을 품는 인간을 초대한다”고 말한다.
이들은 출애굽기와 요한복음, 요한계시록을 살피며 창조주가 자신과 피조물을 위해 이 세상에 집을 지은 이유를 신학적으로 풀어낸다. 마르틴 루터, 게오르크 헤겔, 위르겐 몰트만 등 여러 신학자와 철학자의 이론을 비교·분석해 ‘하나님의 집 이론’을 조명하는 데도 탁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