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끈해지는 중동 - 한국 IT… 오일머니로 ‘AI 기술’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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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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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사우디와 사업 협력 활발
아랍어 LLM 소버린 AI 개발 협약
카카오, 자율주행·로봇 배송 논의

중동 국가들이 석유 의존성을 줄이고 디지털 주도권을 잡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석유 부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관계자들은 앞다퉈 판교를 찾는 등 ‘네카오’를 중심으로 한 한국 정보기술(IT)기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석유 중심 경제를 다각화하려는 중동 국가와 국내외 새로운 투자자가 필요한 IT업계의 수요가 맞물리면서 오일머니를 중심으로 한 AI 기술 교류는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를 비롯한 국내 IT업체에 중동 국가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에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인 인공지능(AI)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미·중 갈등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자칫 한쪽 국가와의 관계가 틀어질 경우 업무협약(MOU)으로 진행하던 기술 개발 전체가 무효화 할 수 있어서다. 아울러 로봇·스마트빌딩·자율주행 등 모든 분야의 AI 기술을 토탈 솔루션으로 제공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디지털 분야에서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사우디의 움직임은 2016년부터 본격화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석유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신성장동력을 갖추기 위한 중장기 프로젝트 ‘사우디 비전 2030’을 발표했다. 해당 프로젝트의 핵심은 AI 기술을 확보하는 것으로 빈살만 왕세자가 직접 데이터인공지능청(SDAIA)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이웃 나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도 비슷한 목표를 세우고 1000억달러(약 130조원) 규모의 AI 투자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중동과 가장 활발한 교류를 하는 기업은 네이버다. 네이버는 올해 3월 사우디 아람코의 자회사인 ‘아람코디지털’과 아랍어 중심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의 소버린 AI를 개발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소버린 AI는 비영어권 국가가 자국 환경에 맞는 AI 모델을 구축하는 것을 뜻한다. 특히, 아랍어 LLM 개발에 네이버의 기술 협력이 필수적이다. 네이버는 지난 2월부터 글로벌 AI 번역 서비스 ‘파파고’에 아랍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에는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MOMRAH)로부터 1억 달러(약 1379억원) 규모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도 수주했다. 디지털 트윈은 디지털 세계 안에 현실 세계를 똑같이 구현하는 기술이다. 네이버는 이 기술을 이용해 사우디 내 5개 도시의 지능형 교통 시스템을 구축하고 HD지도(차량용 고정밀지도) 등 거대 공간·지리 데이터를 축적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도 사우디와 자율주행 기술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데이터인공지능청 관계자들은 카카오 판교 사옥을 방문해 자율주행차와 로봇 배송 서비스 관련 기술을 논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미국과 중국을 제외하고 완벽한 소버린 AI 구축 기술을 갖춘 곳은 한국이 유일해 중동은 물론 아프리카에서도 MOU 체결 요청이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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