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반찬 빼야 하나…” 치솟은 당근·무·배추값 더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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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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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작황 부진에 67% 급등 전망
무·배추, 재배면적 줄어 출하 감소
폭염 겹쳐 10월까지 상승 가능성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직원이 9일 채소 매대를 정리하고 있다. 장마 영향으로 전날 기준 적상추 소매가격은 100g에 1188원으로 일주일 만에 17.8% 급등했다. 뉴시스

“급식계약을 다 마쳤는데 채소 가격이 매일 올라요. 얼마나 더 오르려나 모르겠지만 지금 상황으로도 손해 보게 생겼습니다. 메뉴를 갑자기 바꾸거나 조율하기도 어려운데 무더위에 속까지 탑니다.”

경기도에서 이동급식업체를 운영하는 김모씨의 말이다. 그는 “시장 상인들에게서 ‘우리도 어쩔 수 없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며 “시장 상인들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과일 가격이 내려가니 이제 채소 가격이 들썩인다. 때 이른 폭염과 예년보다 거세진 장마의 영향으로 주요 채소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토로하고, 고물가 속 서민들의 가계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기준 배추 한 포기 소매가격은 4489원이다. 한 달 전 가격인 3606원보다 24.4% 증가했다. 일주일 전(3869원)보다도 16.0% 올랐다.

무와 당근도 높은 수준의 가격 상승 폭을 보였다. 이날 무 한 개 소매가는 2444원, 당근 1㎏은 6179원이었다. 각각 한 달 전보다 16.2%, 10.7% 상승했다.


서울에서 찜닭집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장 보러 갈 때마다 채소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게 느껴진다”며 “음식 가격 올리는 걸 손님들이 이해해 줄 것도 아니고, 참 답답하다”고 말했다.

오늘의 채소 가격도 부담이지만 문제는 앞으로 전개될 상승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가격이 가장 급등할 것으로 예측되는 품목은 당근이다.

이달 평균 기준 당근 도매가격은 20㎏에 7만5000원으로 1년 전과 평년보다 각각 66.9%, 130.3% 높을 것으로 관측됐다. 이달 당근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11.6%, 평년 대비 22.6% 감소한다는 예상치가 나왔다. 당근은 때 이른 더위와 집중호우 등 기후 영향으로 봄부터 작황이 부진했다.

무와 배추도 가격 급등세가 예상된다. 이상기후 탓에 재배면적이 줄면서 출하량이 감소한 게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달 무 출하량은 전년 대비 9.8%, 평년 대비 10.8% 감소해 도매가격은 20㎏에 1만5000원으로 1년 전보다 21.8%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평년과 비교하면 30.1% 오른 수준이다. 이달 배추 도매가격은 10㎏에 95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1%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7월 배추 출하량은 전년 대비 7.2%, 평년 대비 7.4%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전망치보다 실제 작황이 더 나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올해 역대급 폭염이 예상되면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장마철엔 보통 채소 생육환경이 좋지 않아 가격이 오르지만 올해는 폭염의 영향이 더해져 예년보다 채소 관리가 더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까지 데이터에 비춰볼 때 10~20% 수준의 가격 상승 폭이 9월, 10월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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