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망’ 토론에도 정면돌파… 바이든 “주님이 그만두라면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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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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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안팎서 제기된 사퇴론 거부
“최고 의사들 인지검사 하라고 안해”
결정적 순간은 오바마 진영 돌아설 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브랜디와인 성요셉성당에서 미사를 마친 뒤 여동생 발레리 바이든 오웬스와 성당을 나서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후보 사퇴론을 일축한 뒤 가족과 함께 윌밍턴에서 주말을 보냈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경합주 유세와 언론 인터뷰를 진행하며 ‘폭망’ TV토론 이후 민주당 안팎에서 제기된 대선후보 사퇴론을 거부하고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그러나 후보 적합성 우려를 불식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고, 당내에서는 ‘바이든은 끝났다’는 기류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경합주인 위스콘신주의 셔먼중학교 체육관에서 유세를 한 뒤 ABC방송과 22분간 무편집 인터뷰를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지난달 27일 TV토론에 대해 “심한 감기에 걸렸다. 몸이 너무 안 좋았고 준비 측면에서 본능에 귀를 기울이지 못했다”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나 자신은 차기 대통령직을 충분히 수행할 만큼 건강하다며 후보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지도부가 후보 사퇴를 요구하면 물러나겠느냐는 질문에 “전능하신 주님(the Lord Almighty)이 강림하셔서 ‘경주에서 물러나라’하시면 그렇게 하겠다. (하지만) 이런 가정에서 주님은 강림하시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지력과 건강 우려에 대해 “세계 최고 의사들이 내가 가는 곳마다 함께 다니며 내가 하는 일에 대해 계속 평가하고 있고, 무언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면 주저하지 않고 말한다”며 아무도 자신에게 인지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는 진단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예스, 예스, 예스, 예스”라고 4차례 반복해서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7일 펜실베이니아주를 방문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9~11일) 참석 뒤 네바다주 유세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정면 돌파는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6일 뉴욕타임스(NYT)는 “민주당 인사 50여명과 인터뷰한 결과 점점 더 많은 관리, 의원, 전략가들이 바이든의 후보직이 지속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민주당 하원의원은 “전능하신 주님께서 곧 바이든과 대화를 나누러 오기를 바란다”고 바이든의 인터뷰 내용을 조롱하기도 했다.

민주당 하원의원 앤지 크레이그와 스콧 피터스, 마이크 퀴글리 등의 공개 퇴진 요구도 이어졌다. 마크 워너 상원의원은 사퇴 요구를 위한 상원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7일 오후 하원 지도부급 의원들과 화상회의를 잡았다. 후보 교체 문제가 회의의 핵심 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경쟁이 치열한 지역의 민주당 의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들의 지지율마저 끌어내릴까 두려워하고 있다”며 후보 교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의원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설에서 “지금 국가는 바이든이 전능하신 분의 부름을 받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결정적인 순간은 (민주당) 기득권층인 버락 오마바 전 대통령 진영이 돌아설 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TV토론 이후 라디오 인터뷰를 할 때 캠프 측이 미리 질문지를 준 것도 논란이 됐다.

필라델피아 지역 흑인 라디오 방송 WURD의 인터뷰 진행자는 CNN에 “지난 4일 바이든을 인터뷰하기 전 백악관 보좌진이 8개의 질문 목록을 보냈고, 그중 4가지를 내가 질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시 별도 인터뷰를 진행한 위스콘신주 라디오 방송 시빅미디어의 진행자도 ABC방송에 “5개의 질문지를 사전에 받았고 인터뷰에서 4개를 물어봤다”며 “내가 묻고 싶었던 모든 걸 질문할 기회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바이든 캠프는 “사전 질문이 인터뷰 수락 조건은 아니었다”면서 사전 질문지를 보내는 건 관행이지만 앞으로는 그러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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