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유력 일간지, 신천지 탈퇴자 증언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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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창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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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에 세뇌당해 대학 중퇴하고 언론사 인턴도 포기했다”
“가족·친구들과 단절… 신천지가 유일한 지인이 됐다”
남호주 일간지 디 에드버타이저에 보도된 신천지 피해자 조지 게리씨 모습. 사진 아래에 신천지에 포섭되면서 그의 사회적 관계망이 단절됐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신천지의 모략 포교’가 호주 주요 도시에서도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예방을 위한 입법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남호주의 주도 애들레이드의 유력 매체인 ‘디 에드버타이저(The Advertiser)’는 6일(현지시간) 신천지 탈퇴자들의 증언을 담은 단독 기사를 보도했다. 기사에 등장하는 첫 피해자는 2019년부터 신천지 성경 공부에 빠진 릴리 지위(26)씨였다.

그는 “처음엔 ‘신천지 지도자’가 재림 기간 신도들을 구원으로 인도하고 불멸의 기회를 줄 것으로 믿었다”며 깊이 후회했다. 스스로 ‘세뇌당했다’고 말한 그는 실제 다니던 플린더스대를 중퇴했고 언론사 인턴도 포기했다. 연인과 이별했고 친구들과도 단절됐다. 대신 신천지에서의 신앙생활과 교육, 포교를 비롯해 센터에서 요리하고 청소하는 왜곡된 일상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들 중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유리가 깨지는 것과 같은 순간’을 경험한 뒤 탈퇴했는데 그들은 그런 나의 진심을 왜곡했고 개인성을 말살하려 했다”고 회고했다.

신천지 관련 단독 보도를 한 디 에드버타이저 기사. 온라인 캡처

또 다른 피해자인 조지 게리(20)씨는 지난해 4월 성경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원래 크리스천이었지만 2년 동안 교회에 안 다니던 중 유혹당했고 곧바로 성경공부에 참여했다”면서 “매주 네 차례 수업이 있었고 한 번에 3시간씩 성경을 공부했는데 가족은 물론이고 친구들과도 연락을 끊고 오직 그들(신천지)이 유일한 지인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9개월 동안의 엄격한 성경공부 중 온라인에서 신천지를 검색하지 못하게 하는 등 여러 사건 속에서 뭔가 잘못됐단 걸 깨달았는데 그때는 이미 ‘종말의 컬트’에 빠져 있었다”면서 “이곳을 탈퇴할 때 ‘길을 잃었다는 생각이 들고 자신을 신뢰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고 말았다”고 털어놨다.

애들레이드시 카르멜 눈 시의원은 신천지 피해 예방을 위한 강력한 입법의 필요성을 제시하면서 “모든 종교단체가 포교하거나 활동할 때 지역의 내규를 준수하고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단 전문매체 현대종교에 따르면 호주의 경우 신천지 베드로 지파가 맡은 국가로 해외 신천지 중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나라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애들레이드 현지에서 목회하는 A목사는 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보도를 통해 신천지가 이토록 광범위하게 포교하고 있다는 걸 알고 깜짝 놀랐다”면서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호주 교계와 사회가 휘청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기자 프로필

어릴 때부터 어른들 대화에 끼어들기 좋아했던 호기심 많은 인간. 한국교회를 사랑하는 기자. 교회사에 관심이 큼. 근현대 역사와 일제 강점기 교회사를 좋아함. 세계교회사에서는 신,구교 분리사와 2차 세계대전 전후 교회사에 대한 사료를 즐겨 찾아봄. 사진은 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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