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나간 여당” 발언에 충돌… 채상병 특검법 처리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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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첫 대정부 질문 파행

김병주 “어떻게 日과 동맹 맺나”
고성·막말 속 정회… 속개 불발
민주, 오늘 오후 특검법 상정 예고
2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대정부질문. 신원식 국방장관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이 2일 ‘채상병 특검법’ 국회 본회의 처리를 예고했지만, 민주당 의원의 돌출 발언에 여야가 충돌하면서 법안 상정 자체가 무산됐다. 4성 장군 출신인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대정부 질문 도중 “한·미·일 동맹이라는 표현을 쓴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이라고 언급한 것이 발단이었다. 여당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했고, 결국 고성과 삿대질 속에 중단된 대정부질문은 파행으로 끝났다.

우 의장은 이날 22대 국회 첫 대정부 질문을 마친 뒤 채상병 특검법을 본회의에 상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런데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돌발 변수가 터졌다. 김 의원이 ‘한·미·일 동맹’이라고 표현한 국민의힘 논평을 문제 삼으며 “어떻게 일본과 동맹을 맺나”라며 “여기 웃고 계시는 국민의힘 의원들 정신 나갔다”고 말한 것이다. 해당 발언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즉각 반발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사회를 보던 주호영 부의장이 양쪽에 자제를 요청했지만 김 의원은 “독도에 대한 야욕을 가진 나라와 동맹한다는 단어를 썼는데 정신이 안 나갔나. 일본과 동맹에 대해서는 사과할 수 없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대정부 질문은 시작 2시간20여분 만에 정회에 들어갔다. 이후 김 의원 ‘사과’ 문제를 두고 우 의장 주재로 양당 원내대표들이 회동을 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 의원의 공식적 사과 없이는 본회의 참석이 어렵다”고 밝혔다. 결국 이날 본회의는 다시 속개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이날 저녁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민주당은 3일 오후 2시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을 시작하기에 앞서 채상병 특검법을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특검법을 지연시키기 위한 국민의힘의 작전이라고 생각한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법대로 따박따박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국회는 이날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을 진행했다. 민주당은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박범계 민주당 의원 질의에 “외압이라고 하는 건 박정훈 대령(수사단장)의 일방적 주장이고, 나머지 관련자들은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다”며 “구체적인 것은 수사와 재판을 통해 사실관계와 책임자 처벌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전날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 사건의 본질은 항명’이라고 한 발언을 인용해 “항명인가”라고 묻자 신 장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채상병 특검법 내용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주력했다. 김승수 의원은 박 장관에게 채상병 특검법의 위헌 소지를 물었고, 박 장관은 “야당에만 (특검) 추천권을 준 것은 대통령 임명권을 침해한다”며 “절차적으로도 숙의 기간을 지키지 않고 바로 의결해 충분한 협의와 토론 없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대정부 질문에서도 고성과 막말이 오갔다. 박 장관이 “검사 탄핵은 사법 시스템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비판하자 박범계 의원은 “전임 장관으로서 ‘그렇게 살지 말라’는 충고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대정부 질문을 위해 국회 단상에 오르면서 국회의장에게 인사하지 않았다. 그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인사는 존경심이 들어야 하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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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정치부 김판 기자입니다. 정치권 이슈를 폭 넓게 취재합니다. e메일로 제보 주시면 연락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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