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3.7조 네이버웹툰 뒤엔 ‘亞 디즈니’ 꿈꾼 만화광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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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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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가 상단 美나스닥 데뷔 앞둔 김준구 웹툰엔터 대표
김준구 대표. 네이버웹툰 제공

이말년과 기안84 등 굵직한 작가들과 ‘지금 우리 학교는’ ‘지옥’ 등 넷플릭스 시리즈의 시작은 네이버웹툰이었다. 단행본으로만 보던 만화를 웹으로 옮기며 대중화하고, 이를 산업으로 확장한 K콘텐츠의 원조가 미국 증시 데뷔를 앞두고 있다. 국경을 넘은 성공 배경에는 아시아의 디즈니를 꿈꾼 ‘만화광’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웹툰의 본사 웹툰엔터테인먼트는 27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최종 공모가격을 주당 21달러로 확정했다. 증권신고서에 적어 낸 희망 공모가 18~21달러의 최상단으로 결정됐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공모가 기준 26억7000만 달러(약 3조7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이번 기업공개(IPO)로 보통주 1500만주를 발행해 3억1500만 달러(약 4400억원)를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IPO로 김 대표는 성공한 직장인 신화를 썼다. 2004년 네이버 평사원으로 입사해 2016년 대표 자리까지 오른 그는 웹툰산업을 키워낸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웹툰엔터테인먼트 주식 346만1670주를 주당 11.04달러에 살 수 있는 옵션을 보유한 그는 공모가가 21달러로 확정되면서 약 3448만 달러(약 479억원)의 이득을 보게 됐다. 상장 완료를 조건으로 양도제한 조건부주식(RSU)을 1만4815주 부여받고, 현금 보너스 3000만 달러도 받을 예정이다. RSU를 제외하더라도 900억원 상당의 보상을 받게 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에도 보수로 133억9800만원을 받았다.

김 대표는 스스로 웹툰엔터테인먼트 홍보대사를 자처한다. “외국에 나를 인식시키겠다”며 머리를 노란색으로 염색한 그는 회사가 미국시장에 자리 잡으면 다시 머리 색깔을 바꾸겠다고 했었다. 현재 그의 머리 색은 노란색이 아니다. 그의 포부가 미국 증시 상장으로 실현된 셈이다.

김 대표는 증권신고서에서 “20년 전 네이버에서 검색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부업으로 시작한 프로젝트가 웹툰이었다. 만화를 그리는 재능 있는 아티스트들을 오랫동안 존경해 왔다”며 “만화 창작자들이 인쇄물이나 국경의 제약을 받지 않고 온라인으로 세계의 새로운 독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세상을 상상했다. 이제는 150여개국에서 매달 약 1억7000만명의 사용자가 모여 2400만명의 크리에이터와 연결되는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12억8274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 규모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줄곧 순손실을 면치 못하다가 올해 1분기에야 623만 달러 순이익을 냈다. 매출의 80%에 달하는 유료 콘텐츠 판매를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다. 유료 결제 모델로는 웹툰 소장이나 미리보기를 위한 결제 수단인 ‘쿠키’가 대표적이다. 김 대표는 자신을 “쿠키 만들어 파는 남자”라고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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