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 에너지 기업’ 탄생하나… SK이노·SK E&S 합병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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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군살 빼는 ‘리밸런싱 1호’
성사 땐 단숨에 재계 10위권 진입
실적 부진 SK스퀘어 대표도 교체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과 LNG(액화천연가스)를 비롯해 수소 등 미래 에너지 사업을 하는 SK E&S가 합병 초읽기에 들어갔다. 두 회사가 합병에 성공하면 자산 규모 100조원이 넘는 ‘공룡 에너지 기업’이 국내에서 탄생할 전망이다. 재계 10위권 내로 단번에 진입할 수 있는 규모다. SK그룹은 주요 사업을 점검하고 재구조화하는 ‘리밸런싱’ 작업을 진행 중인데, 에너지 계열사의 합병을 시작으로 대규모 조직 개편이 이뤄질 전망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이르면 오는 28~29일 그룹 경영진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하는 경영전략회의에서 두 회사의 합병 계획을 안건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양사 간 최종 합병 승인은 다음 달 초, 각사의 이사회와 임시주총 등을 통한 합병 결의는 다음 달 중순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SK이노베이션의 자산 규모는 86조원 이상이다. SK에너지와 SK온 등 9개 자회사를 두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만 77조원대를 기록했다. SK㈜의 자회사인 SK E&S의 자산은 19조원 이상으로 지난해 11조원대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두 기업이 합병할 경우 총 100조원이 넘는 자산 규모의 종합 에너지 기업이 탄생하는 셈이다. 두 회사 모두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합병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라고 공시했다.

그러나 재계 안팎에서는 이미 합병 방식이 거론되는 등 논의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일부에선 SK이노베이션과 SK E&S를 합병하면서 LNG와 신재생에너지 사업부만 남기고 도시가스 사업부를 매각하는 안이 비중 있게 다뤄졌다고 전해진다. 또 SK이노베이션이 SK E&S를 자회사로 흡수하는 방안도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조 단위 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SK E&S의 도시가스 사업부를 매각하면 4조~5조원 가량의 자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면서 “SK이노베이션이 상당한 유동성을 쥘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SK그룹 지주사인 SK㈜가 SK E&S로부터 나오는 배당 소득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SK E&S는 연간 4000억원 이상의 배당금을 SK㈜에 안겨주는 주 수입원이다. 양사 간 합병 비율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주주들의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SK그룹은 경영진 재편에도 돌입했다. 우선 실적난을 겪고 있는 그룹 투자회사 격인 SK스퀘어의 박성하 대표를 경질했다. SK스퀘어는 지난해 영업손실 2조3397억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자회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SK스퀘어는 조만간 임시 이사회를 열고 새로운 대표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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